중국 첫 ‘지카’ 확진자 발생 … 베네수엘라 여행 34 세 남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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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첫 지카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입원한 중남부 장시성 간저우시 간현에 위치한 인민병원. 이 환자는 간현에 사는 34세 남성으로 지난달 베네수엘라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간저우 신화=뉴시스]

중국에서 처음으로 지카(Zika)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홍콩·선전 거쳐 장시성으로 돌아와
중 “병세 호전” 확산 가능성 낮게 봐
경유지 홍콩은 발칵, 공항 등 조사
브라질 “침·소변서도 바이러스 발견”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9일 중남부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 간현에 사는 34세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태국·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 감염자다.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지만 남성이 감염돼 소두증 우려는 덜게 됐다.

중국 감염자는 지난달 28일 지카 바이러스 감염국인 베네수엘라를 여행하던 중 발열·두통 등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세를 보여 현지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어 홍콩,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을 거쳐 지난 5일 장시성으로 돌아왔다.

이 남성은 공항에서 즉시 격리돼 간현 인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열이 많이 내려갔고 피부 발진도 가라앉는 등 호전 단계라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전문가로 팀을 구성해 이 남성의 지카 바이러스 표본을 채취,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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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지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중국 보건 전문가들은 “장시성은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의 주요 서식지가 아닌 데다 지금은 모기 활동시기도 아니다”고 밝혔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다만 이 남성이 경유했던 홍콩은 발칵 뒤집어졌다. 홍콩 보건 당국은 이 남성이 머문 공항 주변을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보건부는 침과 소변에서도 지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보건부 산하 오스바우두크루즈의료재단은 “2명의 환자로부터 추출한 표본 검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며 “실제 체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임신한 여성은 공중시설 이용을 자제하고 신체 접촉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지난 2일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성관계를 통한 지카 바이러스 전염사례가 보고됐다.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30일까지 소두증 의심사례로 보고된 신생아가 4783명이며 이 중 404명이 소두증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총 26개국(중남미 21개국, 아시아 3개국, 아프리카 1개국, 태평양 섬 1개국)에서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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