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남단 마라분교 졸업생 김영주(13)군 [사진 제공=제주도 교육청]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인 제주도 서귀포시 마라도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에서 1명을 위한 졸업식이 5일 열렸다. 김영주(13)군이 이 학교의 유일한 재학생이자 졸업생 자격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유일한 재학생이었던 김군이 졸업하자 마라분교는 개교 이래 처음 1년 휴교에 들어간다.
김군은 지난 2년 동안 홀로 학교를 다녔다. 2년전 정수현(15)양이 중학교 입학을 위해 마라도를 떠나면서부터다. 김군은 5~6학년을 선생님과 1대 1로 수업했다. 오는 3월 진학을 위해 제주시내 중학교로 떠나는 김군은 졸업식에서 “학교에 다니며 TV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제주도민 체전 최연소 성화봉송을 하는 등 많은 추억을 쌓았다”며 “앞으로 중학교에 가서도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담임교사인 오동헌 마라분교장은 김군에게 “중학교에 가서도 더욱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했다.
국토최남단 마라분교 졸업생 김영주군(13)과 김군의 어머니 김은영(47)씨 [사진 제공=제주도 교육청]
마라도에서 자장면 가게를 운영하며 학교 학습보조강사 역할을 해 온 김군의 어머니 김은영(47)씨는 “영주가 졸업하면 이젠 마을에 학생이 없다”며 “마을이 휑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1958년 개교한 마라분교는 한때 학생수가 20여 명에 이르기도 했지만 90년대 이후 급격히 줄면서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졸업생을 한 해 5명까지 배출한 적도 있었지만 1996년 2명, 2001년 1명, 2002년 1명, 2007년 2명에 머물렀다.
이어 2014년 2월 7년 만에 졸업생 1명을 배출한 데 이어 올해도 2년 만에 1명이 졸업하는 등 겨우 명맥을 유지해 왔다.
제주도 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새학기에는 현재 마라도에 거주하는 미취학 아동이 입학할 예정이라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되고, 2019년에는 김군의 동생 김우주(5)군이 입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마라도는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의 섬으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 가파도에서 5.5㎞ 떨어져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