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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빚은 비경, 연천 폐터널 속 역고드름 만물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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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파가 이어지면서 민통선 인근 폐터널 내에 땅바닥에서부터 솟아올라 거꾸로 자라는 ‘역고드름’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땅바닥서 위로 솟아오른 얼음기둥
갖가지 형상, 이달 중순까지 장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경원선 철길의 버려진 터널이 그곳이다. 강원도 철원과 맞닿은 곳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동굴의 석순처럼 바닥에서부터 고드름 300여 개가 자라고 있다. 길이 100m, 폭 10m 터널 바닥에는 높이 2∼3㎝의 작은 것부터 1.5m의 대형 고드름이 무더기를 이룬 채 곳곳에 커지고 있다.

역고드름은 양초와 대나무, 아기를 업은 어머니, 기도하는 여인 등 갖가지 형상을 하고 있다. 이 곳 역고드름은 이번 겨울엔 이상 고온으로 예년보다 보름 가량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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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천군 신서면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사진 전익진 기자]

지난달 초부터 조금씩 자라기 시작하다 한파가 닥친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역고드름은 지난 2005년 주민에 의해 발견된 뒤 매년 한 겨울 동안 잠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석우(58) 연천닷컴 대표는 “천장의 갈라진 틈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순식간에 얼어 붙으면서 역고드름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석표 연천군 홍보팀장은 “현장에는 20여 대 규모의 주차장을 갖췄다” 고 말했다. 주변에는 볼거리가 꽤 있다. 민통선 내 임진강 두루미 월동지·백마고지·고대산 등이 있다. 경원선 신탄리역에서 철원군 백마고지역까지 5.6㎞ 구간 철길이 복원돼 교통도 편리해졌다.

글, 사진=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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