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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무명 오바마, 클린턴 꺾고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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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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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커스(caucus)는 민주·공화 양당 당원이 참석해 대통령 선거 후보를 지명할 대의원을 선출하는 자리다. 선출된 대의원이 7월 개최될 전당대회에서 각 당의 최종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아이오와 코커스 왜 중요한가
아이오와 이기고 대선 못간 후보
민주당선 25년간 톰 하킨뿐

미 50개 주 가운데 가장 먼저 치러지는 아이오와 코커스는 대선 판도를 가늠하는 ‘대선 풍향계’로 통한다. 선출되는 대의원은 민주당 52명, 공화당 30명으로 전체 대의원 수(민주 4764명, 공화 2472명)의 2%에도 못 미치지만, 표를 통해 실제 민심을 확인하는 첫 관문이기 때문이다.

표로 확인된 여론은 줄줄이 이어지는 예비경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가 최종 후보로 선출된 사례가 많은 이유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25년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고도 최종 후보가 되지 못한 이는 1992년 출마한 톰 하킨(아이오와) 상원의원이 유일하다.

하킨은 아이오와에서 76%를 득표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결국 후보 자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공화당에선 96년 밥 도울 후보, 2000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뒤 최종 대선 후보가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이오와의 힘’을 입증한 대표적 사례다.

그는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를 통해 정치 신인에서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코커스 전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20%포인트 뒤처져 있었지만, 코커스 승리 후엔 5%포인트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당시 오바마 캠프 고문을 맡았던 래리 그리솔라노는 인터넷 언론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는 오바마가 단지 언론이 띄우는 인물이 아니라 실제 표를 끌어모을 능력이 있는 사람임을 입증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아이오와의 적중률은 예전만 못하다. 공화당의 경우 2008년 마이크 허커비, 2012년 릭 샌토럼이 각각 아이오와에서 승리하고도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다. 미 언론이 승리한 테드 크루즈 만큼이나 3위인 마코 루비오를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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