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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프리뷰] 바이올린 퀸, 바로크 스타일로 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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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주로 세계를 사로잡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 무대에 다시 오른다. [사진 예술의전당]

클라라 주미 강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내한공연

‘바이올린 퀸’ 클라라 주미 강이 무대에 선다. 베를린 필 수석 오보이스트 조너선 켈리, 그리고 다니엘 게데가 이끄는 베를린 바로크 졸리스텐과 함께다. 오는 2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월드 프리미어 시리즈’ 중 하나다.

 클라라 주미 강은 힘과 기교를 겸비한 ‘피지컬’한 연주자라는 평을 듣는다. 그가 처음 클래식 음악계에 소개됐을 때 큰 키와 시원시원한 동작을 갖춘 동양인 연주자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 후 그는 독주, 협연, 실내악 등 다양한 연주를 통해 성장하고 진화했다.

 클라라 주미 강의 연주는 강렬하다. 불 속을 뛰어드는 것처럼 과감하고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여성적인 우아함과 곡선미가 있다. 살짝 웃음을 띤 표정으로 피아니시모를 정교하게 가다듬는가 하면 안타까운 표정으로 격렬하고 빠르게 몰아붙인다. 표정과 손, 몸짓이 연주에 느낌을 더한다. 연주 중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그것을 생동감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라이브 연주를 더욱 맛깔나게 한다.

 독일에서 음악가 부모의 딸로 태어난 클라라 주미 강은 신동 연주자였다. 다섯 살 때 함부르크 교향악단과 데뷔했고, 여섯 살에는 독일 잡지 ‘디 자이트’ 커버 기사에 ‘신동’으로 소개됐다. 9세 때 텔덱 레이블에서 베토벤 삼중협주곡과 솔로 리사이틀 프로그램을 녹음했다.

 올해는 그가 예술의전당 무대에 데뷔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20년 전 어린 소녀가 성숙한 연주자로 성장해 예술의전당을 다시 찾는 거다. 공연 날짜도 예술의전당 개관 기념일이다.

 함께 무대에 서는 오보이스트 조너선 켈리는 13년째 베를린 필 오보에 수석으로 활동 중이다. 본격적으로 오보에를 전공하기 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성악을 배운 적도 있다. 켈리는 한 인터뷰에서 “성악 테크닉은 오보에 테크닉에도 많은 도움을 주며 최대한 노래하듯 오보에를 연주하려 한다”고 밝혔다.

 베를린 필 산하 앙상블 중 하나인 베를린 바로크 졸리스텐은 95년 바로크 음악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베를린 필 주요 멤버들이 결성했다. 그 동안 잊혀진 작곡가들의 작품을 발굴, 소개하는 작업도 해왔다.

 베를린 바로크 졸리스텐은 이번에 바흐, C.P.E. 바흐, 비발디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클라라 주미 강이 비발디 ‘사계’ 중 ‘겨울’에서 솔로를 맡고,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에는 악장 다니엘 게데와 클라라 주미 강이, 그리고 바흐 ‘오보에, 바이올린, 현을 위한 협주곡’에는 클라라 주미 강과 조너선 켈리가 솔로를 맡는다. 다시 한 번 ‘바로크 스타일’로 귀환하는 ‘바이올린 퀸’의 연주가 기대된다.

류태형 음악 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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