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최대 27% 올라… 보험사들 "손해율 커 인상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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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대폭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회사의 손해율이 급등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달 31일 대부분의 보험사가 20% 안팎으로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공시했다”고 1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4대 보험사는 올해 신규계약분에 대한 보험료를 18~27% 인상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보험료를 22.6% 올렸고, 현대해상은 27.3%를, 동부화재가 24.8%를, KB손해보험이 18.9%를 올렸다.

중소형 손해보험사도 대부분 보혐료 인상에 동참했다. 흥국화재는 44.8%를 올려 인상률이 가장 높았고, 롯데손보는 22.7%, 메리츠화재는 19.5%, 한화손보는 17.7%를 올렸다. 반면 AIG손해보험은 18.4%를 내렸다.

2008년부터 실손보험을 판매해온 14개 생명보험사 중 12개 보험사가 보험료를 올렸다. 삼성생명(22.7%), 교보생명(23.2%), 한화생명(22.9%)을 비롯해 동부생명(21%), 농협생명(20.7%), 신한생명(18.8%) 등이다. 현대라이프생명과 KB생명은 보험료를 동결했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한 것은 그동안 누적된 손해율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이 낸 보험료보다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료가 더 많아 적자가 누적되는 셈이다. 실제로 2011년 122%였던 실손보험료 손해율은 2012년 126%, 2013년 131%, 2014년 138%로 매년 늘었다.

원인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보험료 지급 증가다.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관리·심사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 병원들이 과잉진료를 하거나 환자들이 병원을 자주 찾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비급여 의료비는 2010년 17조9000억원에서 2013년 23조3000억원으로 오르는 등 매년 증가했다.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으로 신규 가입자는 물론이고 기존 가입자들도 실손보험을 갱신하면 추가로 보험료를 더 내야한다. 한 달 5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던 고객은 보험료가 최대 1만원 이상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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