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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수고했어, 근데 최악이었어…2016 골든라즈베리 시상식 미리보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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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골든라즈베리 시상식 미리보기수고했어, 근데 최악이었어

지난해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골든라즈베리상, 약칭 ‘라찌(Razzie)상’ 시상식이 1월 13일 후보를 공개했다. 라찌상이 키운(!) 단골 후보부터 아카데미상과 라찌상에 동시 노미네이트돼 심경이 복잡할 배우들까지, 올해도 어김없이 아카데미 시상식 전야(2월 27일)를 빛낼 후보들을 이모저모 따져 봤다.

<최다 여섯 개 부문 노미네이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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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샘 테일러 존슨 감독)

이보다 더 지루한 ‘19금’ 멜로는 없다. 채찍과 밧줄만 든다고 SM 섹스가 아니다.

후보 부문: 최악의 작품상·남우주연상(제이미 도넌)·여우주연상(다코타 존슨)·감독상·각본상·커플상(제이미 도넌 & 다코타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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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 어센딩’
(앤디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 감독)

워쇼스키 남매 감독의 실망스러운 SF. 스펙터클은 대단하나, 스토리는 뒤죽박죽이다.

후보 부문:최악의 작품상·남우주연상(채닝 테이텀)·여우주연상(밀라 쿠니스)·남우조연상(에디 레드메인)·감독상·각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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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블라트:몰 캅2’
(앤디 픽맨 감독)

평범한 경찰이 닳고 닳은 소동극에 휘말린다. 속편 제작 이유를 모르겠다는 게 주된 혹평.

후보 부문 :최악의 작품상·남우주연상(케빈 제임스)·감독상·각본상·속편상·커플상(케빈 제임스 & 그의 세그웨이 혹은 콧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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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추억의 게임 캐릭터가 지구를 침공한다? 상상력은 기발했으나 식상하게 끝나고 만 너드 코미디.

후보 부문:최악의 작품상·남우주연상(애덤 샌들러)·남우조연상(조시 게드)·남우조연상(케빈 제임스)·여우조연상(미셸 모나한)·각본상

<4년째 개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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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수선공의 황당한 판타지를 담은 ‘코블러’(토마스 맥카시 감독)와 ‘픽셀’로 올해 4년째 최악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개근한 애덤 샌들러. 1997년부터 모두 열세 차례 후보에 올라 세 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실베스터 스태론은 UP, 조니 뎁은 DOWN>
한때 연기파로 불렸던 조니 뎁은 ‘론 레인저’(2013, 고어 버빈스키 감독)에 이어 올해 ‘모데카이’(데이비드 코엡 감독)로 2년 만에 최악의 남우주연상에 또다시 노미네이트되는 굴욕을 안았다. 1985년부터 라찌상에 30차례 노미네이트돼 10관왕을 차지한 실베스터 스탤론은 ‘크리드’(라이언 쿠글러 담독)로 만회상 후보에 오르며 명예를 회복했다. 만회상은 부진을 딛고 좋은 작품을 선보인 왕년의 라찌상 단골에게 주는 응원상. 올해는 스탤론을 비롯, 배우 윌 스미스(컨커션)·M 나이트 샤말란 감독(더 비지트)·배우 겸 감독 엘리자베스 뱅크스(피치 퍼펙트:언프리티 걸즈)가 경합을 벌인다.

<잘못된 선택상>
올해 각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대니쉬 걸)과 여우조연상(캐롤) 후보에 오른 에디 레드메인루니 마라는 라찌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레드메인은 ‘주피터 어센딩’의 악역으로 최악의 남우조연상 후보에, 마라는 피터팬을 원작으로 한 ‘팬’(조 라이트 감독)으로 최악의 여우조연상에 호명됐다. ‘팬’은 백인인 마라가 미국 원주민 역에 캐스팅됐을 때부터 논란이 있던 작품. 영화를 고르는 안목은 배우를 웃기기도, 울리기도 한다.

<숫자로 보는 역대 골든라즈베리 시상식>


카피라이터이자 작가 존 윌슨이 1981년 자신의 집 거실에서 친지들과 재미삼아 시작한 라찌상의 취지는 1달러를 내고 보기에도 아까운 영화를 뽑자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라즈베리(Raspberry)’는 경멸과 야유를 뜻하는 속어로도 쓰인다.

1996
1996년 시상식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쇼걸’(1995)로 7관왕에 오른 폴 버호벤 감독이 라찌상 수상자 최초로 시상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은 것. 라찌상 시상식에 참석한 최초의 배우는 2005년 최악의 여우주연상(캣우먼)을 받은 할리 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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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라찌상을 수상한 영화는 2012년 10관왕을 거머쥔 ‘잭 앤 질’(2011)이다. 애덤 샌들러가 남녀 이란성 쌍둥이 1인 2역을 맡고, 1997년 그의 첫 라찌상 후보작 ‘해피 길모어’(1996)부터 무려 여덟 편을 함께한 데니스 듀간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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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찌상 최다 수상 남자 배우가 실베스터 스탤론이라면, 최다 수상 여배우는 9관왕을 기록한 마돈나다. 1987년 그에게 첫 라찌상을 안긴 영화는 당시 뜨거운 사랑을 과시하던 남편 숀 펜과 주연한 ‘상하이 유혹’(1986, 짐 고다르 감독). 두 사람은 2년 뒤 결별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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