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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52대의 치열한 명승부 … 코티 향한 6주 레이스 스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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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출시한 ‘최고의 자동차’를 뽑기 위한 명차(名車)들의 승부가 막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에 선보인 27개 브랜드의 52대 차량을 대상으로 ‘중앙일보 2016 올해의 차(Car of the Year·COTY, 이하 코티)’를 선정하는 6주간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영예의 ‘코티 왕관’을 쓰기 위한 1차 심사는 29일 서울 중구 순화동 중앙일보사 코티 사무국에서 진행된다. 전문가로 구성된 15명의 심사위원들이 차량의 세부 자료와 업체들의 프리젠테이션(PT)을 토대로 2차 현장 주행·성능 시험에 올라갈 후보를 정한다.

52대의 차량은 지난해 출시한 신차(新車) 중 ▶모델의 세대가 변화했거나 디자인이 크게 바뀌는 ‘풀 체인지’ 모델 ▶엔진과 변속기가 동시에 변경된 차량 ▶세단·쿠페·컨버터블 등 새 차체가 추가된 경우 ▶직분사·터보차저·하이브리드화 등 주요 기술 변화가 뒤따른 차량이다. 배기량이 약간 변했다거나, 디자인을 소폭 수정된 페이스리프트 등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연간 판매량이 50대 미만(다만 가격이 1억원 이상인 경우는 예외)인 차도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중앙일보 코티는 유지수 국민대 총장(한국자동차산업학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학계와 자동차 업계, 미디어 등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전문가 15명으로 심사위원단을 꾸렸다.

특히 이번 COTY는 보다 정밀하게 차의 가치·성능을 심사하고, 공신력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예년에 없던 ‘3차 심사’ 단계를 평가에 추가했다. 기존엔 브랜드별 차량 설명회(PT)를 하는 1차 심사와 심사위원들이 실제로 ‘코너·험로·고속주행’ 등에 나서는 2차 시승 평가를 토대로 수상작을 선정했다.

그러나 브랜드마다 고루 기술력이 높아지는 ‘상향 평준화’에 따라 우열을 가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이런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반영해 올해부턴 2차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층 토론 평가’를 신설했다. 심사위원들이 1차와 2차 평가 결과를 토대로 최종 후보에 오른 차량의 장단점을 한차례 더 분석하고, 점수를 매긴 뒤 3차례 심사를 종합해 수상차를 선정한다.

더욱 깐깐한 심사 단계를 거치는 만큼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더 정확한 차량의 성능 평가 정보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에는 JTBC에서 코티 심사와 선발 과정을 60분짜리 다큐멘터리로 방송할 예정이다.

지난해 자동차 업체들은 코티 후보에 오른 차량을 중심으로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구애 작전을 펼쳤다. 크게 보면 현대·기아차나 BMW·메르세데스-벤츠·재규어 랜드로버 같은 인기 브랜드의 약진이 돋보였다. 그러나 ‘브랜드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업체들은 판매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빈익빈 부익부’ 흐름이 뚜렷했다.

국산차의 경우 맏형인 현대자동차는 국내에서만 71만4121대를 팔아 전년(68만5191대)보다 4% 늘렸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출범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첫 작품인 EQ900은 사전 예약으로만 1만5000대 넘기며 수입차로 상당 부분 넘어간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내수에서만 52만7500대를 팔면서 실력을 과시했다. 전년보다 13% 가량 불어난 실적이다. 특히 신형 쏘렌토는 한 해 동안 7만7768대가 팔리며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쌍용차도 소형 SUV인 티볼리의 성공에 힘입어 9만9664대의 차를 팔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판매 대수는 44% 가량 증가했다. 특히 티볼리가 쌍용차가 전체 판매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한국지엠도 임팔라의 선전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2.6% 늘어난 15만8404대 판매를 기록했다. 반면 별다른 히트작을 내지 못한 르노삼성차는 전년의 실적과 비슷한 선(8만17대)에서 머물렀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15%를 돌파하면서 돌풍을 이어갔다. 하지만 소비자들 반응은 역시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 먼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같은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3사가 눈길 끌만한 성과를 냈다. BMW는 지난해 판매량이 4만7877대(19% 증가)를 기록하며 ‘5만대 고지’의 턱밑까지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코티에서 ‘뉴 C클래스’로 월계관을 썼던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BMW 아성을 바짝 추격하면서 4만6994대라는 뛰어난 실적을 냈다. 덕분에 한국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에게 세계에서 8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랜드로버 역시 고급 SUV 선호 현상에 힘입어 전년보다 53% 늘어난 7171대를 판매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반면 일본 업체들과 중소 규모의 브랜드들은 소비자 눈길을 끌만한 차량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초라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1위인 도요타는 지난해 국내에서 7825대를 팔며 수입차 시장 점유율 3%에 그쳤다. 주목할만한 신차도 없었다. 혼다코리아 역시 시장 점유율 1.8%(4511대 판매)에 머물렀다. 시트로엥은 지난해 572대 판매에 불과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품질 신차를 끊임없이 내놓는 업체만이 시장에서 성장의 선순환을 밟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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