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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각주차 할 줄 알아야 운전면허 딴다···경찰청 운전면허시험 개선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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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운전면허시험 응시자들에게 악명이 높았던 ‘T자 코스’가 폐지 5년 만에 운전면허시험 평가항목에 다시 포함된다. 장내 기능시험의 주행거리가 더 늘어나는 등 운전면허시험이 더 어려워진다.

경찰청은 기능시험의 평가항목을 운전장치 조작과 차로준수ㆍ급정지 등 기존 2개 항목에서 7개 항목으로 늘리는 내용을 포함한 운전면허시험 개선방안을 27일 공개했다. 추가되는 항목은 직각주차(T자 코스),경사로,좌우회전,교차로,가속 등이다. 기존에 50m였던 기능시험 주행거리는 300m 이상으로 늘어난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1년 6월 운전면허 간소화 조치 이후 기능시험 합격률이 69.6%에서 92.8%로 지나치게 높아졌다”며 “도로주행에 필수적인 능력들은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개선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추가되는 기능시험 평가항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직각주차다. 2011년 6월 폐지된 T자 코스를 더 좁게 만든 형태다. T자 코스가 방향전환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이었다면 직각주차는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필수인 후진 주차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직각 주차가 도입되면서 도로주행시험에 포함됐던 평행주차는 사라진다.

학과시험에는 보복운전 금지 등 최근 강화된 안전운전 법령 관련 문제가 새롭게 추가된다. 도로주행시험은 기존에 87개였던 평가 항목을 59개 항목으로 조정했다. 의무교육시간은 현행 13시간을 유지한다. 다만 5시간이었던 학과교육을 3시간으로 줄이고 2시간이었던 기능교육을 4시간으로 늘린다.

경찰청은 간소화했던 면허시험을 다시 어렵게 만드는 이유에 대해 그간 제기된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간소화 조치 이전에는 평가항목이 15개에 달했으나 2011년에 2개로 줄였고 이를 이번에 7개로 늘려 균형을 맞춘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개선안은 시행규칙 개정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 시행될 전망이다. 경찰은 이번 개선안이 시행되면 현재 평균 40만원인 운전면허 전문학원 비용이 약 7만~8만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민들이 운전면허 취득을 위해 들여야하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기존 간소화 시험의 방향성은 유지하면서 미진한 부분을 보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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