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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은퇴 팁] 부부 함께 돈 관리해야 노후자금도 넉넉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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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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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최근 고령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벌어둔 돈을 쌓아놓고도 돈 한푼 못 쓰는 처지에 빠진 베이비부머가 적지 않다.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가계 자금을 어느 한쪽이 관리하면서 다른 쪽은 전혀 내용을 모르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명예퇴직해 5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받아 평소처럼 아내에게 맡긴 K모씨는 한 달 용돈 20만원을 받고 있다.

 그는 사회생활을 최소화하고 있다. 경조사 연락이 와도 거의 가지 않는다. 성의를 표시할 최소한의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아내에게 돈 관리를 맡겼기 때문에 쌈짓돈도 전혀 없다.

평생 아내에게 돈을 맡기고 용돈을 받아온 관행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한다. 퇴직해도 30년간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반퇴시대에 이런 자린고비 생활은 적절하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된 건 평소 가계자금을 부부 중 한쪽이 전적으로 관리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과거 기대수명이 짧은 시절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집안의 자금흐름을 모르면 노후자금의 효율적인 관리 자체가 어려워진다.

오래 살수록 장기투자가 필요하므로 노후자금 마련과 관리를 위해서는 부부가 의견을 모으는 게 효율적이다. 정보력을 확대하고 리스크는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가계자금을 관리하던 배우자가 치매나 뇌졸중 같은 노인질환에 걸리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가계의 자금 흐름에 깜깜이로 지낸 걸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부부는 서로 소득을 정확하게 밝히고 부동산은 공동명의로 관리하는 것도 좋다. 증여나 상속할 때 세금 부담도 훨씬 줄일 수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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