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수트’, ‘젖지 않는 우산’, ‘단 2분 만에 캔맥주를 시원하게 해주는 기계’….
KOTRA ‘99개 혁신 상품’ 보고서
전 세계 무역관 통해 정보 수집
상상을 현실로 만든 제품 소개
모두 상상 속에나 존재할 법 하지만, 실제 지구촌 어딘가에서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이다.
24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KOTRA)가 이런 톡톡 튀는 제품들을 모아 ‘세계의 번뜩이는 99개 혁신상품’ 보고서를 내놓았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아이디어에 목말라하는 우리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해외 126개 무역관에서 제품과 정보를 모아 보고서를 냈다”고 소개했다.
99개 혁신 제품 중 일부는 중국 하이얼 같은 대기업이 제조하지만, 대다수는 세계 각국의 강소 기업들이 만든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아이디어 상품들이 어떻게 개발됐고, 현지 시장 반응은 어떤지 등을 비교적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스마트 노라’는 베개 밑에 설치하는 높낮이 조절용 패들에 공기를 주입해 코골이를 줄여주는 상품을 개발했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자의 수면 행태나 개선 상황도 파악해준다.
‘비에 젖지 않는 우산’은 일본 월드 파티란 우산회사의 작품이다.
제품의 출발은 ‘타인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기존 원단보다 3~5배 높은 밀도를 가진 가는 실을 사용해 우산 겉면에 묻은 물방울들을 한 번 흔드는 것만으로 떨어지도록 했다. 옆 사람에게 물이 튀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백화점 등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우산 비닐봉지의 사용도 줄일 수 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든 제품도 대거 소개됐다. 3D 프린팅 업체인 미국 ‘로컬 모터스’가 내놓은 ‘3D 프린팅 전기차’가 대표적이다. 200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전기차를 생산했고, 차체 등 대부분의 부품을 3D프린터를 이용해 44시간 만에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차를 만드는 것은 기본. 이 회사가 만든 차는 2014년 영화 ‘트랜스포머’에도 등장했다. 로컬 모터스는 울산시와 3D 전기차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마틴 에어크래프트’는 ‘하늘을 나는 수트’라 불리는 ‘제트팩’을 내놓았다. 제트팩은 두바이 지역 초고층 건물에서 테러나 화재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실력을 발휘한다.
드론처럼 프로펠러로 추진력을 얻어 하늘을 난다. 몸무게가 120㎏인 사람도 최대 1㎞ 높이까지 상승할 수 있고, 45분간 공중에 머물 수 있다. 두바이 소방당국은 현재 제트팩 20대와 훈련용 시뮬레이터 2대를 도입했다.
생활 속 작은 아이디어도 상품화로 이어졌다. 브라질의 ‘트리델’은 2분 내에 맥주 등 음료를 시원하게 만드는 ‘수퍼 쿨러’란 제품을 내놓았다. 작은 손잡이와 비슷하게 생겨 휴대도 간편하다.
약 1~2분 동안 캔을 회전시켜 음료를 급속 냉각하는데, 다양한 사이즈의 캔과 병음료까지 냉각이 가능하다. 중국에선 뜨거운 차를 1분 안에 미지근한 온도로 낮춰주는 ‘55도 텀블러’가 2014년 출시돼 100만개 이상 팔렸다.
태국에선 단돈 1000바트(약 3만3300원)로 시술할 수 있는 미니 임플란트가 나왔다. 나빠진 대기환경도 아이디어의 원천이 됐다.
중국 하이얼의 ‘에어박스’는 각종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공기 질(質)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유해 기체가 있을 땐 경보를 울린다. 공기 오염 정도에 따라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 가전 제품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기능도 갖췄다.
보고서는 KOTRA의 정보 포털인 글로벌 윈도우(www.globalwindow.org)와 책자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