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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막으려면, 술 줄이고 계란 노른자·브로콜리·콩 먹어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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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호 22면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 ‘갱년기 여성 2명 중 1명은 건망증 호소’. 이런 통계를 뉴스에서 들을 때마다 ‘내 머리는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까지 치매·건망증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제나 예방약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도움이 된다는 음식은 있다. 약물만큼 반응이 빠르거나 치료 효과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장복하면 치매나 건망증을 늦출 수 있다는 음식들이다.


우선 뇌 세포를 구성하는 영양성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지방과 단백질이 대표적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이송미 영양팀장은 “뇌의 지방세포를 구성하는 주원료는 불포화지방산인데, 등푸른생선·호두·아몬드 등에 풍부하다. 단백질은 계란과 두부, 육류의 살코기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 세포를 싸고 있는 막(뇌세포막)도 중요하다. 최근 ‘포스파티딜세린(PS)’이라는 성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세포막에 있는 PS 성분이 줄어, 뇌 세포 성장·유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실제 2007년 미 신경학회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평균 60.5세의 치매 환자 50명에게 매일 300㎎의 PS를 2년간 투여한 결과, 평균 기억력은 13.9년, 학습능력은 11.6년, 전 날 본 사람을 인지하는 능력은 7.4년 젊어졌다. 미국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치매환자의 치료 보조 식품으로 PS 성분을 처방하고 있다. PS는 식품 중에서는 달걀의 노른자에 가장 많다.


다음으로 뇌신경 시냅스를 강화하는 식품을 섭취한다. 뇌세포가 아무리 튼튼해도 세포 사이를 잇는 시냅스의 기능이 떨어지면 신경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물건 이름을 기억하는 데 시간이 걸리거나 두뇌 회전이 느려질 수 있다. 엽산과 비타민 B12는 뇌 신경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성분이다. 엽산은 브로콜리와 키위에, 비타민 B12는 미역·우유·계란에 많다.


마지막으로 효소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을 먹으면 금상첨화다. 효소는 뇌 신경 전달물질 생성을 자극한다. 마그네슘과 아연이 효소를 만드는 주재료다. 부족하면 기억력이 오래가지 못하고, 주의력 결핍이 나타날 수 있다. 마그네슘은 호박씨와 멸치에 많다. 아연은 구운 쇠고기, 달걀에 풍부하다.


최근 강황이 치매 예방에 도움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치매 진행 시 뇌에서 ‘아밀로이드베타’라는 물질이 뇌세포를 파괴시키는데, 강황 속 ‘커큐민’ 성분이 아밀로이드베타의 활성도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뇌를 보호하는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뇌세포를 파괴하는 생활습관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잦은 음주가 대표적이다. 알코올 섭취 시 뇌 해마 주위를 둘러싼 비타민 B군이 파괴된다. 이 영양 성분이 줄면 기억세포가 파괴되기 쉽다. 실제 알코올중독자의 기억세포 수는 정상인의 절반 정도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회사 생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음주를 지속해야 한다면 비타민B군이 많이 든 콩·계란·브로콜리 등을 매일 챙겨 먹는 게 좋다. 그것도 힘들다면 비타민B군 복합영양제라도 복용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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