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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속 북핵반대 1인 시위…엄혹한 현실 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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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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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북핵반대 1인시위를 하는 유호열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평통 제공]

“제일 많이 놀란 사람이 바로 저예요. 아침에 임명 통보받고 깜짝 놀랐는데, 취임식하러 나오다 북한 핵 실험에 또 한번 당황했죠.”

유호열 신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총리급 자리 파격인사…역대 최연소
“비정규직이지만 통일 소임 다 할 것”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지난 6일 취임한 유호열(61)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그의 말대로 북한 전문가 출신의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임명은 뜻밖이다. 총리급 인사가 주로 맡던 자리란 점에서다.

1981년 5월 초대 수석부의장(김정렬 전 국무총리) 이래 16대째인 유 수석부의장은 역대 최연소다. 취임 첫 행보부터 유 수석부의장은 파격을 보였다.

그는 12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북핵 반대’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했다. 14일 장충단로 민주평통 사무처를 찾아 취임후 첫 인터뷰를 청해 속내를 들어봤다.

 - 수석부의장의 튀는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 핵 실험을 더 두고볼 수 없다는 퍼포먼스였다. 자문위원들이 아이디어를 냈고, 난 종로구 자문위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영하 11도 날씨 속에 북핵문제의 엄중함을 절감했다.”

 -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데, 보혁과 여야가 망라된 조직을 이끌 방책은.

 “저는 스스로 열린 보수라 생각한다. 북한 관련 토론이나 세미나에서도 다양한 가치나 입장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진보성향의 정치학회 회장에 선출됐던 것도 소중한 경험이다.”

 - 젊은층이 통일에 무관심하다는 우려도 있다.

 “북한학과 학생들도 북한에 접근 못하는 게 장벽이자 문제다. 대학생·청년이 통일을 자기 미래와 연결시킬 수 있도록 평통이 나서겠다.”

 -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적극적인데.

 “북한 전문가·학생들과 소통하고 여론을 듣는데 요긴하다. 공직을 맡았지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해외 협의회 분들과는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대화)으로 소식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대통령 정책자문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은 국내 228개 시군구와 해외 117개국 43개 협의회에 1만9947명의 자문위원을 두고 있다.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맡고있다.

 유호열 수석부의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기고 단짝인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13일 청와대에서 함께 임명장을 받아 화제가 됐다. 수석부의장은 총리급에 준하는 의전을 받지만 무보수 명예직이라 소정의 활동비 외에 달리 급여 등은 없다.

유 수석부의장은 “4대 보험도 되지 않는 ‘비정규직’ 자리지만 국민여론을 통일로 결집시키고 의장인 대통령께 전달하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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