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고가 폐쇄 첫날 '막힌 길 뚫린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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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아침 서울시내 출근길은 청계고가도로 차단에도 불구하고 체증 정도가 평소와 비슷했다. 하지만 교통흐름이 달라져 도심으로 진입하는 일부 도로는 심하게 막혔다.

서울시는 이 같은 10개 정체 구간을 선정, 운전자들이 2일부터 운행에 참고하도록 했다.

막힌 길=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30분~8시45분에 특히 심한 체증을 빚은 도로는 청량리와 신설동 로터리를 잇는 왕산로로 평균시속이 8.3㎞에 불과했다. 지난달 전체 화요일의 같은 시간대 평균 통행속도보다 3.8㎞나 늦어진 것이다. 철도 파업의 여파가 같이 미쳤던 월요일(6월 30일)에 비해서도 1㎞가 떨어져 왕산로 2.4km를 이동하는 데 무려 25분 이상 걸렸다.

이날 정체는 차량 통행량이 많았던 탓도 있지만 신설동 네거리 부근에서 승용차와 버스의 접촉사고로 좌회전 포함, 4개 차로 중 2개가 막힌 게 주범이었다. 미아 삼양시장에서 삼양동 네거리를 잇는 삼양로도 평균 시속 9km의 정체를 보였다. 삼양로는 청계고가가 차단된 데 직접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녹번역에서 홍은네거리 사이인 통일로는 외곽 내부순환도로에서 내려오는 차량들 때문에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에게 주로 외곽도로 이용을 권했던 것이 정체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림역과 서울대 입구역을 잇는 신림로는 남부순환 외곽도로 때문에 정체가 빚어졌다. 제기동 우체국과 경동시장 사이인 고산자로도 체증을 빚었다.

이들 도로는 대부분 평소 상습 정체 구역인 데다 일부는 청계고가도로 차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왕십리길. 하정로.무학로 등이 모두 시속 10km 이하의 정체를 빚었다. 내부순환로 홍은~홍제, 월곡~마장 구간 역시 시속 30km 이하의 정체를 보였다.

시에서 선정한 10개 정체 구간 외에도 고가 아래 청계천로는 절반이 폐쇄됨에 따라 전날보다 5.6㎞ 떨어진 시속 17.2㎞를 보였다.

서울시는 이날 막히는 길에 대해 교통경찰을 배치, 교통신호를 조정하고 교통방송을 통해 우회도로를 안내했지만 쉽게 정체가 풀리지 않았다.

음성직(陰盛稷) 서울시 대중교통개선 정책보좌관은 "시민들은 대중교통 을 이용하고 운전자들은 안전운전으로 접촉사고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뚫린 도로 =지난달 25일 개통한 두무개길은 출근시간대 평균 통행 속도가 시속 33.6㎞로 서울시 전체 평균 통행 속도인 시속 21㎞보다 훨씬 빨라 당초 서울시 예상대로 우회도로 역할을 했다.

또 차등 차로제와 일방통행제를 실시한 데 힘입어 배오개길~창경궁로와 훈련원로~대학로도 지난달 같은 시간대의 평균 통행 속도보다 많이 빨라졌으며, 천호대로~하정로 구간도 평소보다 소통이 원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행량=오전 7~9시 주요 도로별 교통량을 보면 청계천로가 전날(6월 30일)에 비해 14.7%, 전주(6월 24일)에 비해 22.6% 감소했다.

또 남산 1호터널이 전날에 비해 12.3%, 줄었으며 남산 2호터널은 전날에 비해 18.9%, 그 전주에 비해 4.3% 감소했다. 남산 3호터널은 통행량이 전날에 비해 3%, 전주에 비해 4.3% 증가해 남산 1, 2호터널의 통행량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동기 기자 <minkiki@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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