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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없는 괴산에 ‘비닐하우스 염전’… 소금 테마공원 열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바다가 없는 충북 괴산에 소금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이 문을 연다.

배추 절이고 남은 폐염수 활용
1120㎡ 터에서 소금 100t 생산
소금 문화관, 염전 체험장 조성

 괴산군은 14일 문광면 양곡리 문광저수지 일원 2만7000㎡ 부지에 ‘빛과 소금 테마공원’을 오는 4월 개관한다고 밝혔다. 69억원이 투입된 이 공원은 소금의 역사와 절임배추 생산 과정 등을 보여주는 소금문화관, 염전(鹽田) 체험장·소규모 소금 창고 등을 갖췄다.

 한반도 모양을 한 연못에 조성된 수생식물원과 야생화·소나무 공원 등을 갖춘 7400㎡ 규모 가족 휴양 공간도 마련됐다.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와 모양·크기가 똑같은 비석도 복원해 수생식물원 옆에 놓기로 했다.

 산골 마을 괴산이 바다에나 있을 법한 소금 고을로 변신한 건 절임배추 때문이다. 1996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절임배추를 생산한 뒤 이곳 주민들은 매년 200억~300억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는 700여 농가에서 250억원어치를 팔았다.

 절임배추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매년 배추를 절이고 남은 1300여 t의 폐염수는 골칫거리였다. 소금물이 하천에 방류되면서 환경오염을 유발해서다. 군은 해결책으로 2009년 괴산농업기술원 내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1120㎡ 규모의 이른바 ‘내륙염전’을 만들었다.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소금물을 모아놓고 3월부터 염전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소금을 생산했다. 이곳에선 연간 100여 t의 소금이 나온다. 이 소금은 테니스장·게이트볼장을 다지는 데 쓰고 겨울엔 도로 제설작업에 활용한다. 내륙염전은 생태학습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개관을 앞둔 소금 테마공원 인근엔 최대 5000t까지 보관 가능한 소금 창고도 건립됐다. 이 창고에서 간수를 뺀 천일염을 농가에 공급해 질 좋은 절임배추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종진 괴산군 유기농산업과장은 “절임배추와 내륙염전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소금공원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종권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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