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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건축가 아라베나 ‘프리츠커상’ 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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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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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베나가 지은 ‘반쪽짜리 집(왼쪽)’과 거주자가 추가로 집을 지어 완성한 모습. [사진 엘레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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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이키게(Iquique) 지역의 30년 된 슬럼 가에 100가족의 보금자리(한집 당 공사비 7500달러, 건축면적 36㎡)를 지어라.”

“훗날 확장할 수 있는 반쪽 집으로
저소득층에게 삶의 의욕 불어넣어”

 2004년 칠레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48·사진)와 그가 운영하는 공공건축 프로젝트 그룹 ‘엘레멘탈(Elemental)’에 주어진 과제였다. 부족한 정부 지원금으로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 저소득 계층이 중산층으로 어떻게 올라서게 할 수 있을까. 그는 고민했다. 그 결과 ‘반쪽짜리 집(half a house)’이 탄생했다. 집의 반만 짓고, 나머지 반은 거주민이 훗날 확장할 수 있게끔 비워놨다. 열심히 일하면 집을 늘릴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한 것이다. 그의 반집 프로젝트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참여형 건축가 아라베나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얏트 재단 측은 13일(현지시간) “그의 작업은 저소득층에게 경제적인 기회를 주고, 자연재해 영향을 누그러뜨리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따뜻한 공공 공간을 선사했다”며 “그는 사회 참여적 건축 운동의 부활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 칠레가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입었을 때도 도시 재건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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