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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덩커 조 잭슨 ‘크리스마스 악몽’ 되갚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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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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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외국인 가드 조 잭슨(24·미국). 1m80cm의 크지 않은 키에도 덩크슛을 펑펑 터뜨린다.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잭슨이 덩크슛 때문에 울다 웃었다. 잭슨은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73-69로 앞선 4쿼터 중반 한 손으로 덩크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은 림 안쪽을 맞고 튕겨나갔다. SK가 추격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잭슨은 실패한 덩크슛 때문에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한국 무대에 데뷔한 잭슨은 1m를 넘는 점프에 이은 호쾌한 덩크슛으로 농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1월 자신보다 키가 26cm나 큰 창원 LG 센터 김종규(25)를 앞에 두고 성공시킨 덩크슛은 한국농구연맹(KBL)이 팬투표를 통해 선정한 올 시즌 상반기 명장면 1위로 뽑혔다.

 그러나 잭슨은 지난달 25일 덩크슛 때문에 아픔을 겪었다. 공교롭게 당시 상대팀도 SK였다. 당시 76-76으로 맞선 4쿼터 종료 2분35초 전, 노마크 기회에서 시도한 덩크슛이 실패했다. 경기에 집중하다가 평정심을 잃은 잭슨은 막판 SK 김민수(34)와 다투는 바람에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퇴장까지 당했다. 오리온은 80-89로 역전패했고, 잭슨은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썼다.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당시 “기가 막힌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잭슨의 덩크슛 실패가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잭슨은 악몽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낸 뒤 다시 일어섰다. 이후 치른 3경기에서 모두 20점 이상을 올렸다. 잭슨은 이날 12일 만에 다시 SK를 만났다. 그는 냉정한 경기 운영으로 팀을 이끌면서도 화려한 개인기로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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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쿼터에 시도한 덩크슛이 실패했지만 잭슨은 두번 다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더블 클러치에 이은 골밑슛을 성공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덩크슛 실패에 대해 “SK의 저주가 걸린 것 같다”고 한 잭슨은 “실패는 한번 뿐이다. 그 실수가 다음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잭슨은 오리온에서 가장 많은 22점을 넣으면서 팀의 85-80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에서는 홈팀 모비스가 연장 접전 끝에 LG를 89-85로 눌렀다. 모비스 포워드 송창용(29)이 85-85로 맞선 연장 종료 1분4초 전 3점슛을 터뜨려 승부가 갈렸다. 2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선두(27승12패)를 지켰다. 잠실에서는 6위 서울 삼성이 4쿼터에만 7점을 넣은 주희정(39)의 활약을 앞세워 3위 전주 KCC를 82-77로 꺾었다.

고양=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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