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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차 핵실험] 북 수소탄 실험 위협 속, 시민들은 대체로 '차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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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특별 중대 보도’를 내고 수소탄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발표한 6일. 시민들은 관련 보도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위기의식이나 불안보단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이소영(23)씨는 “북한이 이전에도 핵실험이나 ‘전쟁 불사’ 같은 표현을 쓰면서 엄포를 놓은 적이 많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며 “말로는 평화를 추구한다면서 실제론 도발을 계속하는 걸 보면 (북한이) 참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성준(42)씨는 “처음엔 단체 카톡방 등에서 ‘전쟁이라도 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지만 금방 잠잠해졌다”며 “주변에선 다들 아무일 없다는 듯이 생활하고 있다. 중대한 위협이 아니라 연례 행사같은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심재우(72)씨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경계 의식을 늦추면 안 되겠지만 북한의 협박에 익숙해지다보니 ‘양치기 소년’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대학생 김나윤(23)씨는 “이번 수소탄 실험 성공 발표는 새해를 맞아 북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각색된 행사같다”며 “내부의 결속을 다질 수 있을 진 몰라도 반복되는 위협만으론 대외적 고립만 초래한다는 것을 북한이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수소탄 실험에 대한 사전 감지나 외교 정책 등 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취업준비생 김익명(31)씨는 “아직 북한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얼마 만큼 북한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적절한 대응을 해왔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백시진(26)씨는 “북한의 도발-정부의 과격한 대응 같은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선 북한과의 교류나 대화에 보다 유연하게 나서 실질적인 비핵화를 이끌어내야한다고 본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의 성명도 잇따랐다. 참여연대는 이날 ‘북한의 수소탄 실험,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안전을 볼모로 하는 무모한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현 정부 역시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북핵문제 해결에 어떤 외교적 노력과 역할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6자회담 재개와 동북아 비핵화를 위한 논의에 시급히 착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북한 핵실험에 대한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해 다시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없도록 해야한다”며 “북한은 남북관계의 파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등을 돌리게 해 이에 따른 책임을 분명히 짊어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환경운동 연합은 “우리나라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북한을 설득해야한다”며 “화해와 이해, 협력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만이 동북아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는 걸 남북한 모두가 깨달아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아래 유엔 안보리 추가 제재를 신속히 추진하는 한편, 북한의 추가도발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위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정부당국에 촉구한다”라고 발표했다.

손국희·공다훈 기자, 강지민 인턴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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