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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자들 죽이겠다”는 IS 여섯 살 꼬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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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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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가 지난해 말 공개한 인질 처형 동영상에 등장한 어린이가 “불신자들을 살해하겠다”고 영어로 말하고 있다. [데일리 메일 캡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지난해 말 공개한 ‘영국인 스파이’ 5명을 처형하는 동영상에 IS 군 작업복 차림으로 등장해 영어로 영국을 상대로 협박하는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어린이다. 4일 영국 언론들은 두 사람 모두 영국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처형 동영상에 군 작업복 입고 등장
18개월 전엔 소총 옮기는 모습 공개
IS대원과 결혼한 영국여성 아들인 듯

 동영상에서 “불신자들을 살해하겠다”고 말한 아이는 여섯 살짜리 이사 데어로 영국 태생의 그레이스 ‘카디자’ 데어(24)의 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레이스 데어는 극단주의 성향을 보이다 2012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아내가 되겠다며 시리아로 가서 IS 대원과 결혼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선 ‘지하디스트 신부’로 불린다. 그는 18개월 전 이사가 AK소총을 운반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2014년 발견된 동영상에선 스스로 부르카를 쓰고 AK-47 소총을 쏘는 장면이 담겼다.

 할아버지인 선데이 데어는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른다. IS가 아이를 선전물로 삼았다”고 한탄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IS에 최소 35명의 영국계 어린이가 사는데 이사는 그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그레이스 데어를 두곤 한 정보 당국자는 “시리아 내 지하디스트들과 IS 합류를 생각하는 자들에게서 유명 인사나 다름없다”며 “0순위 위험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명은 아동 놀이기구 판매원인 싯다르타 다하르(32)란 보도가 있었다. 가족들도 “매우 유사하다”고 밝혔다. 런던 동부에서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힌두교도로 자랐으나 10년 전 무슬림 여성과 결혼하면서 이슬람교로 개종했다고 한다.

아부 루마사야란 이름도 썼다. 2014년 9월 극단주의 단체(알무하지룬) 연루 혐의로 붙잡혔다가 석방됐는데 직후 부인과 네 아이들을 데리고 시리아로 떠났다. IS의 홍보 사진에 AK-47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 적도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동영상을 두고 “수세에 몰린 조직이 절박한 상황에서 펴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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