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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저 빠진 삼성화재, 금 같은 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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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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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거포’ 괴르기 그로저(32·2m·독일)가 빠진 상태에서도 삼성화재는 강했다.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21득점 김명진 "내 인생 최고 경기"
2위 대한항공에 승점 4점차로 추격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21-25 25-15 25-22 15-12)로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3위(14승7패·승점38)를 지켰다. 아울러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2위 대한항공(14승7패·승점42)의 7연승을 저지하며 승점 4점차로 따라붙었다.

 삼성화재는 새해를 핵심 라이트 공격수 그로저 없이 시작했다. 독일 대표팀에 뽑힌 그로저는 리우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하기 위해 팀을 잠시 떠났다. 지난 1일 치른 선두 OK저축은행전에서는 그로저의 공백이 컸다. 삼성화재는 힘 한 번 제대로 못쓰고 0-3 완패를 당했다. 그로저에 의존했던 국내 선수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임도헌(44) 삼성화재 감독은 국내 선수들을 믿었다. 이날 2세트까지 3득점에 그친 김명진(24·1m98㎝·사진)을 끝까지 기용했다. 세트 스코어 0-2로 끌려가던 3세트부터 김명진은 펄펄 날았다.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인 김명진은 그로저 못지 않은 강스파이크로 21득점을 올렸다.

 임 감독은 “그로저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며 “김명진이 정말 잘해줬다. 경기 운영 폭이 더 넓어졌다. 앞으로 그로저가 체력적으로 어려울 때 김명진을 넣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명진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다. 감독님이 질책보다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대한항공은 범실만 42개를 쏟아냈다. 프로배구 역대 한 경기 최다범실 타이 기록이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KGC인삼공사에 3-2(28-26 25-27 11-25 26-24 15-4) 역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흥국생명(12승6패 승점 32)은 2위를 되찾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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