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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필승! 서울함과 김천함 전역을 신고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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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퇴역한 서울함(호위함). 서울함 승조원들이 해상에서 사열하고 있다. [사진 해군]

“필승! 대한민국 해군 호위함 ‘서울함’과 초계함 ‘김천함’은 2015년 12월 31일부로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지난 30여 년간 대한민국 바다를 누비며 해양방위의 선봉에 섰던 호위함 서울함(FF, 1500t)과 초계함 김천함(PCC, 1000t)이 31일 함정 가장 높은 곳에 달려 있던 검은색 삼각뿔 모양의 취역기를 내렸다. 취역기는 함정이 조선소에서 군에 인도된 뒤 취역할 때 게양하는 깃발로 퇴역하기 전까지 내리지 않는다.

이날 퇴역한 서울함과 김천함은 한국 해군의 국산 전투함 시대를 열었던 주역들이다.

해군 관계자는 “1970년대부터 추진된 해군의 전력증강 사업에 따라 81년 최초의 국산 호위함 1번함 울산함이 해군에 도입됐다”며 “모두 9척이 건조된 울산급 호위함은 1998년 광개토대왕함급(3200톤, DDH-Ⅰ) 및 2003년 충무공이순신급(4400톤급, DDH-Ⅱ) 구축함이 취역하기 전까지 한국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활약했다”고 말했다. 울산함에 이어 84년 취역한 서울함은 ‘울산급 호위함’ 2번함(2번째 건조된 함정)으로, 길이 102m, 폭 11.5m로 76mm 함포 2문과 30mm 함포 4문, 하푼(Harpoon) 대함유도탄과 단거리 대공미사일 미스트랄(Mistral), 자동사격통제장치 및 음탐기 등의 장비를 탑재했다. 그래서 대함전·대공전·대잠전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또 연안경비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한 초계함은 83년 동해함을 시작으로 28척이 건조됐다.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과 같은 종류다. 동해급 초계함 9번함인 김천함은 대한조선공사(現 한진중공업)에서 건조해 86년 취역했다. 김천함은 76mm 및 40mm 함포와 엑조세(Exocet) 대함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작전을 펼쳤다. 유사시 연안으로 접근을 시도하는 적의 고속정 및 상륙 세력을 차단하는 임무도 맡았다.

해군은 건조한지 30년이 지난 호위함과 초계함을 퇴역시키고 첨단 장비를 갖춘 신형호위함(FFG, 2500t)으로 대체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2013년 인천함이 실전에 배치됐다”며 “2020년경까지 20여척을 건조해 실전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들 두 함정과 함께 참수리-283·285·288·291호정 등 고속정 4척도 임무를 마치고 퇴역했다. 82년부터 코리아타코마(現 한진중공업)에서 국내 기술로 건조된 고속정은 처음에는 ‘기러기’라는 명칭으로 불렸으나 이후 용맹스러움의 상징인 ‘참수리’로 명칭이 바뀌었다. 해군 관계자는 “조국 영해 수호의 최일선에서 활약했던 서울함은 퇴역 후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대여되어 안보전시관으로 활용된다”며 “김천함은 예비역 교육훈련 지원 또는 해외 양도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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