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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남의 추락에 고소해하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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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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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통의 심리학
리처드 H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현암사
364쪽, 1만4000원

인기 절정의 연예인이 추문에 휩싸였을 때, 승승장구하던 회사 동료가 곤경에 처했을 때, 겉으론 “에고, 어떡하나”하며 뒤돌아 웃는 마음. 독일어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한국어로 ‘쌤통’의 심리를 파헤친 책이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타인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심리가 특별히 악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무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려는 본능이 만들어낸 진화의 자연스러운 산물이라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에피소드, 스포츠 경기의 과열 경쟁 등을 예로 들며 파헤친 인간 심리의 이면은 추악하다. 그러나 고개를 돌리지 말고 바닥을 들여다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쌤통 심리의 바탕에 질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은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인간 마음 속 저울의 한편에는 쌤통 심리 못지않은 크기의 공감 능력과 연민이 존재하며, 그 어느쪽에 무게를 실을 지는 선택에 달려있다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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