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암 동굴을 찾아 11년째 굴을 파고 있는 할아버지가 성탄절을 맞아 장학금을 기탁했다.
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에 사는 신도식(76) 할아버지는 지난 23일 오전 괴산군청을 찾아 장학금 27만원을 기탁했다.
이 돈은 신 할아버지가 판 동굴을 구경하려고 들른 주민들이 한 해 동안 놓고 간 성금이다. 신 할아버지는 2012년부터 “지역 인재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4년째 기부를 하고 있다.
신 할아버지는 마을 뒷산에서 2005년부터 홀로 굴을 파고 있다. 괴산 지역에선 ‘땅굴 할배’로 불린다. 오직 쇠망치와 정, 그리고 괭이만을 사용해 지금까지 파 낸 동굴 길이는 70여 m다.
신 할아버지는 이 굴을 ‘명산 영성동굴’이라 이름짓고, 굴을 파면서 발견한 약수물을 ‘신비의 지장약수’로 불렀다.
그는 “충북 단양군 고수동굴 같은 석회암 동굴이 괴산에도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갖고 계속해서 땅굴을 파고 있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 기부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