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알고 보면 노벨과학상 12번 받은 과학강국이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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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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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강국인 이탈리아와 응용과학이 강한 한국의 대학교육이 만나면 분명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마르코 델라 세타 주한 이탈리아 대사
“밀라노·토리노 공대 유럽 최고
학비도 싸 한국 유학생 환영”

 마르코 델라 세타(53·사진)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지난 2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두 나라가 교육 분야에서 더 많은 교류를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올해 ‘유니이탈리아(Uni-Italia)’ 서울사무소를 개설했다. 대학 간 교류를 촉진하고 외국인 학생·연구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공식 정부기관이다. 한국 학생들에게 이탈리아 유학정보를 제공하는 공식통로가 생긴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탈리아 유학의 장점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이탈리아는 명품소비재나 패션·자동차·음식 등으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노벨 과학상을 12번이나 수상한 기초과학 분야의 강국이다. 대부분 국공립 대학이어서 학비도 매우 싸다.”

 - 세계대학평가에서 이탈리아 대학 순위가 그리 높지 않다.

 “상당수 평가들이 캠퍼스 크기나 시설 점수를 많이 반영한다. 이런 식이라면 이탈리아 대학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성과와 수준만 따진다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밀라노·토리노 폴리테크니코(공과대학)는 스위스 취리히공대와 함께 유럽 최고다.”

 - 반드시 이탈리아어를 배워야 하나.

 “영어로 신입생을 선발하거나 영어강의를 개설한 대학이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영어강의가 개설된 대학이 520개, 영어로 강의하는 의과대학도 8개나 된다. 밀라노 마랑고니 패션스쿨 같은 사립학교는 이미 오래전부터 영어강의를 해 왔다. 하지만 종교와 미술사, 음악 분야 연구자들은 이탈리아어를 공부해야 한다.”

 - 이탈리아 교육은 ‘명품’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알려주나.

 “이탈리아어의 디자인은 ‘과정’이다.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려면 토마토와 국수의 질만 좋아선 안 된다. 과정이 훌륭해야 한다. 이탈리아어의 디자인은 그 과정을 의미하며 이 철학은 교육에도 반영된다. 작업(operation)과 창조(creation)의 차이다. 이탈리아 교육의 인문학 전통과 철학이 제조업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더해주는 것이다.”

글·사진=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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