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60대 한인 업주, 권총강도에 피살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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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주 이병은씨가 권총강도에게 피살된 저지시티 `톱플러스` 의류점에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nj.com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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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 의류업소 톱플러스를 운영하던 이병은씨가 권총강도에 의해 피살된 다음날인 20일 철문이 내려진 업소를 찾은 주민들이 이씨를 추모하고 있다.서한서 기자

성탄절을 일주일 앞둔 19일 대낮에 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가 무장강도에게 피살됐다.

허드슨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저지시티 저널스퀘어 인근 905 버겐애브뉴에 있는 의류점 '톱플러스' 업주 이병은(61)씨가 19일 오후 4시쯤 매장 안에서 무장 강도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범인은 도주했으며 20일 오후 9시 현재 체포되지 않았다.

검찰은 "신고 접수 후 바로 경찰이 출동했으나 이씨는 이미 숨진 뒤였다"며 "상반신에 최소 한 발 이상의 총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이씨의 업소에 무장 강도가 침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살해당한 것이 명백해 보인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의류점 인근은 뷰티서플라이.세탁소.네일업소.회계사무소 등 한인 업소가 많은 곳으로 이웃 한인 상인들은 물론 고객과 주민들도 충격에 빠졌다.

한 한인 업주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5년부터 매장을 운영했고 팰리세이즈파크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았다. 부부가 교대로 나와 매장을 운영했는데 사고 당시 이씨는 혼자 매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아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침에 나갔던 사람이 어떻게 그리 될 수 있느냐. 아직 남편의 얼굴도 못 봤다"고 흐느꼈다.

이웃 업주들과 주민들은 이씨의 업소 앞에 추모문을 붙이고 촛불을 밝히는 등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매장 앞을 지나가며 사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사건"이라며 "이씨는 너무나 좋은 사람이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 타민족 고객은 "이씨는 항상 성실했고 특히 성경을 즐겨 읽었다"고 말했다. 다른 타민족 역시 "두 아들의 옷을 사기 위해 자주 오는 매장이었다.

너무 좋은 사람이 이 같은 참변을 당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울먹였다.

평소 이씨와 커피를 즐겨 마셨다는 한 한인 업주는 "매장 운영이 잘 안 돼 최근 이씨가 매장 문을 닫을까 고민하고 있었다"며 "항상 친절하면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당일 저지시티 경찰국과 허드슨카운티 검찰로부터 사건을 보고 받은 윤여태 저지시티 시의원은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며 "연말을 맞아 혼자서 매장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은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업주는 "해당 업소에 감시카메라가 없고 이씨가 혼자 운영하는 것을 알고 강도들이 타겟으로 삼았을 수 있다"며 "저지시티 중심가로 평소 치안이 좋은 곳이었는데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웃 매장의 타민족 점원은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용의자에 대해 흑인 남성 3명으로 들었다. 이씨가 이들에게 저항하려다 총을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주민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201-915-1345.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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