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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려도 집유’ 사기범 39% 또 사기 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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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사기 범죄자의 재범률이 다른 범죄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과 여부가 확인된 사기 범죄자 11만1686명 가운데 재범 이상 비율은 8만6323명으로 77%에 달했다.

[사기 당하는 대한민국] 재범률, 살인·강도의 3배

 반면 전과 여부가 확인된 절도 범죄자 8만8726명 가운데 재범 이상 비율은 58%(5만1798명)였다. 살인과 강도 등 주요 강력범죄의 재범자 비율도 60%(1만209명)에 그쳤다.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질러 본 경험자들이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올해 9월 지나가는 차량에 일부러 부딪히는 수법으로 보험금 408만원을 타낸 혐의(사기)로 구속된 손모(49)씨는 사기 등 전과 27범이었다. 올해 10월 인터넷에 “중고 스포츠용품을 판매한다”고 글을 올린 뒤 92명에게 1772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김모(38)씨는 사기 전과만 38범이었다.

 대검찰청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기를 친 사람이 또다시 사기를 치는 ‘동종 재범률’ 역시 38.8%로 다른 범죄에 비해 높았다. 살인과 강도 등 주요 강력범죄의 동종 재범률은 12.4%였다. 사기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처벌 수위가 낮아 사기의 재범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의 모임인 ‘바른가정경제실천 시민연대’의 전세훈 팀장은 “고가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셈 치고 몇 년 살다 나오면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사기꾼을 양산한다”고 비판했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걸려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니 사기에 ‘맛’을 들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익·김민관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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