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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당 지도부 입에서 처음 나온 '험지출마론'…김무성 "결심하면 도와줄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새누리당 지도부가 여권 유명인사들이 수도권 등 당선이 힘든 지역 지역에 나서야한다는 이른바 ‘험지출마론’을 21일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유철 원내대표는 “20대 총선은 수도권 대첩이 될 것”이라며 “훌륭한 경험과 경륜, 높은 인지도를 갖춘 인재들이 수도권 접전지에 출마해 승리에 앞장선다면 총선 승리과 박근혜 정부 성공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 원내대표는“이런 분들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지명도가 높고 당의 무게있는 분들이 수도권에 출마하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데 동의한다”며 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고, 신당의 움직임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10%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며 위기를 강조했다.

이 같은 논의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당의 훌륭한 자산이 되는 명망가들이 수도권 지역에 출마하도록 권유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미 출마를 선언하신 분들도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맞붙은 서초갑 지역구 등과 관련해선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한 지역에 몰리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어 “명망가들이 (험지 출마를) 결심하면 도와줄 수 있다”며 당 지도부가 공직후보자추천(공천)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명망가를 영입하되 해당 지역구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한다”며 “특정인을 어느 지역에 꽂는 전략공천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공천룰 기구 인선안도 의결됐다. 총 13명으로 구성된 이 기구에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고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이 당연직으로 포함됐다. 여기에 각 최고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홍일표ㆍ이진복ㆍ김재원ㆍ정미경(이상 재선) 의원과 김상훈ㆍ김태흠ㆍ강석훈ㆍ김도읍ㆍ박윤옥(이상 초선) 의원 등 9명이 추가됐다. 여성은 정ㆍ박 의원 등 2명이다.

황 사무총장은 “최고위원들의 제안을 검토해 선거와 관련한 업무를 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며 “계파간 갈등으로 인해 위원장과 기구 구성에 2~3개월의 시간이 걸린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천룰 기구는 22일 오전 임명장 수여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이 기구는 당내 경선시 당원과 여론조사 비율, 우선추천지역, 결선투표 시행, 공천과정에서 여성 등 소수자에 대한 배려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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