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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효율적 관리 방안 Q&A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20일 내놓은 연금 자산 관리 방안은 공격적인 투자로 3층연금(개인ㆍ퇴직ㆍ국민연금)의 수익률을 끌어오려 국민의 노후자금을 불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었는데도 개인연금(연금저축)·퇴직연금의 90%가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돼 은행 이자 수준의 ‘쥐꼬리’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금저축 10년 수익률을 보면 보험(연 4.3%)ㆍ은행신탁(연 3.9%)이 펀드(연 8.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는 이런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내년부터 주식투자 비중을 젊었을 때 늘렸다가 나이가
들수록 줄이는 연금저축 상품인 ‘대표 모델 포트폴리오’를 도입하기로 했다.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연금저축 계좌로 자금을 옮길 때는 비과세 혜택을 준다. 같은 차원에서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의 투자 대상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후자금을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형 상품에 몰아넣도록 하는 건 위험하다는 우려도 있다. 연금제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질의응답(Q&A) 형태로 정리했다.

-퇴직연금에서 연금저축 계좌로 갈아탈 때 혜택은.
“우선 세금이 붙지 않는다. 지금은 퇴직금 액수에 비례해 6.6~41.8%의 퇴직소득세가 붙는다. 20년 근무한 근로자가 만 55세에 퇴직해 2억원의 퇴직금을 받는다면 6.6%를 적용해 각종 공제를 빼고 7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세금을 안 내고 갈아탈 수 있다. 연금저축 계좌로 갈아타면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돈을 묶어둘 때보다 자유롭게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주식투자 비중 제한(70%)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연금저축 계좌에서도 퇴직연금과 마찬가지로 연 3.3~5.5%의 연금소득세를 내고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새로 도입되는 연금저축 상품인 대표 모델 포트폴리오를 자세히 알고 싶다.
“20~30대는 공격적 투자, 40~50대는 보수적 투자를 하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20대에는 주식 비중을 80%까지 높였다가 나이가 들면서 차츰 주식을 줄이고 안전한 채권 비중을 늘려 퇴직시점에는 주식 35%, 채권 65%가 되도록 하는 형태다. 근로자가 나이뿐만 아니라 투자성향ㆍ경제상황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춤형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대표 투자 모델을 만든다.”

-기존 연금저축 상품도 주식투자 비중을 높이나.
“은행에서 파는 연금저축신탁만 높인다. 원리금 보장상품의 신규 가입을 제한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다만 기존 연금저축신탁 가입자는 원리금 보장상품에 추가로 납입할 수 있다. 또 보험사에서 파는 연금저축보험은 지금처럼 원리금 보장상품에 새로 가입할 수 있다.”

-개인연금계좌는 왜 도입하나.
“지금은 연금저축을 판매하는 주체(은행ㆍ증권사ㆍ보험사)에 따라 제각각 운영되고 있어 소비자가 최적의 상품을 선택하기 어렵다. 업권별로 적용되는 법과 수수료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연금계좌는 은행ㆍ증권사ㆍ보험사의 개인연금을 통합 관리하는 계좌다. 이 계좌에 가입하면 수수료ㆍ수익률 등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어 좋은 상품을 고르기가 더 쉬워진다. 다만 개인연금활성화법을 제정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도입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국민연금 투자 대상도 넓힌다는데.
“2020년까지 국내자산 투자비중을 77.5%(올해 6월말)에서 45%로 낮추고, 해외ㆍ대체투자 비중은 22.5%에서 35%로 높인다. 국내 투자에 묶여 ‘연못 속 고래’라는 지적을 받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태경ㆍ김경진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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