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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수면 지정, 치어 방류…국산 명태 복원 사업 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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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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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강원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 직원들이 대진항 인근 바다에서 명태 치어 100마리를 시험 방류하고 있다. [사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

동해안에서 사라진 ‘국민 생선’ 명태가 우리 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해양수산부와 강원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는 18일 오전 11시 강원도 고성군 대진항 인근 바다에 명태 치어 1만5000마리를 방류한다.

동해에서 잡힌 어미 알 부화 성공
1만5000마리 바다에 풀어주기로
가두리 양식장서 복원 실험 계획도

 이날 행사에는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최문순 강원도지사·윤승근 고성군수와 지역 어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윤 군수는 “명태 복원은 강원도민은 물론 국민적 숙원 사업”이라며 “이번에 복원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방류되는 치어는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가 지난해 동해안에서 잡힌 명태의 알을 부화시킨 것으로 15∼20㎝ 크기다. 현재 센터가 사육 중인 치어는 3만6000마리. 이 중 1만5000마리가 대진항에서 배로 30~40분가량 떨어진 해상에 방류된다. 강원도는 명태 치어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동해안 저도 북방어장 주변 해역 21.49㎢를 보호수면으로 지정했다. 이곳에선 앞으로 4년간 수산자원을 포획하거나 채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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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내 수조에서 기르고 있는 명태 치어들. [사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

 센터 측은 지난 1일엔 치어 방류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시험 방류도 했다. 지름 15㎝의 고무호스를 수면 아래 5~10m 지점까지 내린 뒤 치어 100마리를 풀어놓는 방식을 썼다. 서주영 해양수산 연구사는 “물속 깊이 방류하면 치어가 갈매기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막고 수면에 떨어질 때의 충격도 예방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는 지난해 2월 시작됐다. 지난해 3월에는 명태 알을 채취해 9만4000마리를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75일 만에 모두 폐사해 연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지난해 살아 있는 국내산 명태를 가져오는 사람에게 50만원을 지급하는 ‘명태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현재 센터 측은 40∼70㎝ 크기의 어미 명태 6마리를 보호·관리하고 있다. 모두 현상금을 주고 어민들에게 얻은 것이다.

 센터 측은 명태 복원이 성공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어미 명태의 유전자 분석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의뢰한 상태다. 4년 뒤 잡히는 명태와 유전자를 대조해 복원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김영길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 소장은 “방류 사업을 시작으로 양식이 가능한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명태를 안정적으로 복원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수부와 강원도는 가두리 양식 시설에 5000마리를 추가로 풀어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 최초로 시험생산을 통해 방류되는 명태는 1인당 소비량이 가장 많아 ‘국민 생선’이라 불렸다. 통계청 어업생산동향 조사를 보면 명태 어획량은 1981년 4만6229t에 달했다. 하지만 2001년엔 100t 이하로 떨어지더니 2007년 ‘0’을 기록하면서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췄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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