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6시쯤 경남 거창군 덕유산에서 등산객 27명이 폭설에 조난됐다. 이들은 12시간 만에 구조됐지만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 거창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들은 부산의 한 산악회 소속으로 지난 16일 오전 10시30분쯤 덕유산(해발 1270m) 신풍령 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눈이 내리면서 회원들 발걸음이 늦어져 오후 6시10분쯤에야 해발 600m 지점인 지봉 헬기장 부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들은 곧바로 조난 신고를 했다. 하지만 대설주의보가 내린 상황이어서 헬기가 뜰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할 수 없이 거창소방서 등 구조대 29명은 걸어서 이동해야 했고, 결국 조난자들과 만나기까지 4시간이 더 걸렸다.
구조대가 도착해 보니 3~4명이 저체온증 등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었다. 조난자 중에서 환자까지 발생하면서 하산 시간은 더욱 늦어져 17일 오전 6시8분쯤에서야 산을 내려올 수 있었다.
거창소방서 현장대응단 공지현 소방장은 “당시 눈이 무릎까지 쌓인 상황이어서 구조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조난자들도 전문적인 겨울 등산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산행을 하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말했다.
거창=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