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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아마추어 종목 돕겠다” 현대글로비스, 럭비 실업팀 창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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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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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빈 현대글로비스 전무(왼쪽)와 주장 이병준이 15일 창단식에서 유니폼을 공개했다.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럭비팀을 창단한다.

정몽구 회장, 고교 때 선수 활동도

 현대글로비스 럭비단은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창단식을 열었다. 럭비단 초대 단장으로 한용빈 현대글로비스 전무, 초대 감독으로 국가대표 사령탑을 지냈던 정삼영 감독이 선임됐다. 또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럭비 경기가 열렸던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 럭비단은 이미 선수 12명을 선발했고, 내년까지 30명 규모로 선수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국 럭비 실업팀은 한국전력공사와 포스코건설 두 곳밖에 없었다. 국군체육부대를 포함해도 팀이 모자라 정상적으로 대회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0년간 럭비팀을 운영했던 삼성중공업이 올해 초 돌연 해체를 결정하면서 럭비계는 휘청거렸다. 당시 대한럭비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체를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글로비스의 창단은 한국 럭비에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매출액 14조원(2014년 기준)에 이르는 거대 물류 기업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스포츠단 창단을 검토했다. 대기업의 지원이 적은 아마추어 종목 투자를 알아보다 럭비팀 창단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경복고 재학 시절 럭비 선수로 활동했던 것도 럭비팀 창단의 계기가 됐다. 고교 재학시절 주장까지 맡았던 정 회장은 집에서도 유니폼을 입었을 만큼 럭비에 대한 애정이 컸다. 저돌적이면서 팀워크를 중시하는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럭비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도 있다.

 대기업들이 홍보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아마추어 종목에서 손을 떼고 있지만 현대글로비스는 반대로 럭비단을 창단했다. 실업 럭비의 활성화는 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대표팀에도 힘이 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인 럭비는 당장 내년 리우올림픽부터 정식종목(7인제)이 된다. 한국은 지난달 아시아 지역 올림픽 예선에서 일본·홍콩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직행 티켓은 놓쳤지만 내년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림픽에 나갈 기회가 남아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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