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 강을 건너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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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백발인 아들이 아흔을 훌쩍 넘긴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나들이에 나선다. 양산을 든 어머니는 한껏 들떠있다. 아들의 소망은 단 한가지. 어머니와 오래오래 함께 사는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하루하루 쇠약해져 만 간다.

70대 아들과 노모의 애잔한 동거
다큐 영화 ‘나의 아들 … ’ 17일 개봉

 노년기 모자의 아름다운 동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사진)가 17일 개봉한다. 영화의 무대는 경북 안동시 풍산읍 상리리에 자리한 고택 충효당(보물 553호)과 체화정이다. 주인공인 아들 이준교(72)씨는 중앙일보가 발행한 중앙경제신문의 체육부장을 지냈다. 또 예안 이씨 충효당의 17대 종손이다. 충효당은 임진왜란 때 순국한 충신 이홍인과 그 9대손의 효행을 기려 이름 붙여졌다. 이씨의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뜨면서 어머니는 70년 넘게 충효당을 지켜왔다. 종손인 이씨는 2005년 가족을 서울에 두고 안동으로 내려와 어머니를 모시기 시작했다. 안동 지역에 소문이 퍼졌고 영화인들이 다큐멘터리 제작을 제안했다. 어머니는 영화를 찍은 뒤 2013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안재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 등이 제작에 참여했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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