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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공식은 없으니 좋아하는 일 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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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호 21면

벤처업계에서는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신생기업을 ‘유니콘’이라 부른다. 상상 속 동물인 유니콘처럼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2년 전 이 표현을 처음 쓴 사람은 미국 벤처 캐피털 회사 카우보이벤처스(Cowboy Ventures)를 설립한 에일린 리(사진)다. 오랫동안 벤처투자자로 활동해 온 그는 “성공하는 회사에 관한 공식은 없다. 겉으로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다”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신의 어린 시절에 영향을 미친 것은. “나는 중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학교를 다 마치지 못한 채 무일푼으로 미국에 왔다. 영어를 배우는 데만 몇 년이 걸렸던 아버지는 결국 대학에 진학했다. 나는 우리 가족이 얼마나 많은 직장을 전전하며 열심히 일했는지 익히 들어왔다. 그래서 항상 두 분의 희생에 감사하며 자랐다. 그들이 겪은 모든 일이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 했다.


 어린 시절, 나는 뉴저지에 살았다. 지금처럼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는 시대는 아니었지만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나는 자전거 타기를 즐겼고 여행을 좋아했다. 부모님께 외국에서 살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두 분은 ‘여행을 가고 싶다면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셨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비슷한 취미를 가진 친구 몇몇과 많은 일을 벌였다. 티셔츠에 염색을 해서 반 친구들에게 팔기도 했고 거리 축제에서 계란빵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쇼핑몰에서도 일했다. 생각해보면 번 돈보다 교통비가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대학에 진학할 때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었나.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은 없었다. 어릴 적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여자들은 과학적 지각 능력이 부족하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잘못된 내용이라고 생각했었다. MIT에 진학하고 나서는 부족함을 많이 느끼긴 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똑똑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시간이기도 하다. 3년 간 과대표를 했다.”


 -졸업후에는 무엇을 했나. “2년 동안 모건스탠리에서 인수합병 관련 분석가로 일했다. 그리고 3년 동안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살았다. 중국어도 공부하고 자전거 여행도 하며 동양인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후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미국에 돌아왔다.


 졸업 후에는 갭에서 일했다. 2년 차 되던 해 그 유명한 미키 드렉슬러 최고경영자(CEO)를 수행하게 됐다. 그는 정말로 대단한 사업가였다. 나는 드렉슬러가 얼마나 자신의 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하는지 알게 됐다. 어린 나이에 대기업 이사진의 생활을 가까이서 엿보고 그들과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 운이 참 좋았다.”


 -벤처 캐피탈에서 일하며 많은 창업자들을 만났는데. “겉으로 봐서는 누가 성공할 지 절대 알 수 없다. 그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 어떤 사람은 물건을 굉장히 잘 파는 재주가 있다. 그런데 그게 훌륭한 기업을 세우는 필수조건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매우 창의적인 천재일 수도, 생산적인 천재일 수도 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시장에 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만나서 5분 만에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나는 CEO가 자신이 하려는 일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배경지식을 쌓아왔는지를 들여다 보려고 한다. 그래서 ‘당신이 진짜 잘하는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당신이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고 싶은가’에 대해 질문한다. 창업자라면 이 정도 질문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 고민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조언은. “회사를 세우는 것이 자신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창업에 관한 아이디어는 자신이 정말로 관심을 갖고 있고 많이 접해본 분야에서 어떤 점을 해결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가졌을 때 떠오른다고 생각한다. 창업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수 많은 회사가 생겨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사업이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각오하고,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정리=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애덤 브라이언트 뉴욕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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