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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외모도 스펙, 겨울방학에 쌍꺼풀 수술 할 거예요”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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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얼굴이 아름답다면 당신은 축복 받은 것이다. 열심히 노력해 전교 석차를 높일 수는 있지만 콧대를 높일 수는 없고, 열심히 노력해 정답을 집어낼 수는 있지만 쌍꺼풀을 집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선천적 외모마저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인생 업그레이드를 기대하며 성형을 하는 사람들은 날로 늘고 있다.

연일 뉴스에서 성형수술 도중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다. 성형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사람 또한 끊임없이 볼 수 있다. 정확하게 집계된 바는 없으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국감자료로 제출한 ‘진료과목별 상담·조정현황’에 따르면 성형외과 의료분쟁 상담건수가 2012년 444건에서 2013년 731건으로 64.6% 가량 급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형을 통해 예뻐지고, 잘생겨지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는 줄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현대인을 외모에 목숨 걸게 만들고, 예쁘고 잘생기지 않은 사람들을 궁지로 몰아넣었으며, 그것이 외모를 바꾸고자 하는 발악으로 이어지게 했을까.

학벌도 서러운데 외모마저 스펙이라뇨!
온라인 취업 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880명을 대상으로 ‘채용 시 지원자의 외모 평가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63.8%가 ‘평가한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응답자의 56.9%가 '외모 때문에 감점을 주거나 탈락시킨 지원자가 있다'고 밝혔다. '외모 때문에 가점을 주거나 합격시킨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51%에 달했다. 외모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대인관계가 원만할 것 같아서(35.3%·복수응답)’다. 이어 '자기관리가 뛰어날 것 같아서(34.8%)', '외모도 경쟁력이라서(29.8%)', '근무 분위기에 활력을 줄 것 같아서(24.2%)', '자신감이 있을 것 같아서(22.5%)', '업무 성과에도 영향을 미쳐서(16.9%)'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외모와 업무 처리 능력은 관계가 없다며 이력서에는 사진도 붙이면 안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직업이라면 외모를 일종의 능력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취업 성형’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취업 전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

이같은 인식은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다. TONG청소년기자단이 고교생 1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취업과 외모의 연관성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34명(78.8%), ‘없다’는 36명(22.2%)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예뻐지고 싶을 나이!
A고교 1학년 한 학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앞으로 성형수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약 56%가 ‘그렇다’고 답했고, 그 중 13%의 학생들이 '졸업 이전에 성형수술을 할 생각이 있다'고 응했다. 이번 겨울방학에 쌍꺼풀 수술 예정인 박 모학생을 인터뷰 해 보았다.

-왜 성형을 하고 싶은가?
"우리 나이가 이성에 관심이 많을 나이지 않나. 이성에게 예뻐 보이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크다. 아무래도 예쁘면 예쁠수록 이성의 관심을 끌기는 쉬우니까. 그리고 외모 때문에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다."

-어디를 성형 할 예정인가?
"쌍꺼풀. 나는 눈이 너무 작은 것 같다."

-지금 눈도 충분히 예쁘고 매력적이다. 굳이 성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아침마다 쌍꺼풀 용액으로 만드는 것도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 쌍꺼풀 용액으로 만든 눈이 티 날까봐 사람들과 눈도 잘 못 마주치고 쌍꺼풀 용액을 안 쓴 날이면 자신감도 뚝 떨어진다. 내 친구 중에서는 이걸 안 하면 사람을 아예 안 만난다는 친구도 있다."

-사람들이 예뻐지고 싶어 하는 것에 사회의 외모지상주의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고는 말 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람들이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을 좋아하고, 선망하는 사회 분위기 자체가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을 만드는 것 같다. 남자 아이들 중에도 예쁜 여자 아이들은 우대해 주면서,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여자 아이들한테는 막 대하는 남자 아이들이 꽤 있지 않은가. 심지어 여자 아이들도 예쁜 여자에게 더 호감을 갖고 친해지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성형은 나중에 20대가 돼서도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10대에 성형을 하려고 하는지.
"10대에 눈코입이 성장한다고 하더라. 눈코입이 자랄 때 성형을 하면 더 자연스럽게 자리 잡힌다는 소리를 들어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빨리 하고 싶다."

쌍꺼풀이 있는 큰 눈과 오똑한 코, 날렵한 턱선과 하얗고 고른 이는 과연 누가 만든 미의 기준일까? 자신의 미를 찾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에 비추어 지는 미에 맞추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혹시나 '시선의 노예'가 아닐까. 외모지상주의의 현실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아껴주는 연습이 필요할 것같다.

글=김선아·이유진, 인터뷰=김문주·김하림·이가영, 설문=김민지·안주현·현정미(무학여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무학여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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