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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年 1%로 내려 45년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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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5일(현지시간) 예상대로 또다시 금리를 내렸다. 연 1.25%이던 연방기금 금리를 1.0%로 낮춘 것이다. 이로써 미국 금리는 1958년 이후 4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이번 금리 인하는 FRB가 2001년 초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이후 13번째다. 금리 인하는 경기 회복세가 아직도 뚜렷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FRB는 인하 배경에 대해 "미국 경제는 아직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디플레 우려를 떨치기에도 미약하다"고 밝혔다.

FRB는 특히 "중장기적으로 보면 물가상승 위험과 하락 위험이 거의 같지만 가까운 장래에는 디플레 우려가 인플레 우려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FRB는 다만 소비시장을 비롯해 금융시장 여건 개선, 노동 및 제조업 안정 등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5월 내구재 주문이 0.3% 줄었고, 자본재 주문이 0.9% 감소함으로써 기업들의 투자는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낮아진 금리와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이 상승효과를 낼 경우 3분기 중에는 경기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를 앞두고 월가에서는 인하폭이 0.5%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강하게 나돌았다. 찔끔 찔끔 내리는 것보다 한번에 확실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득세하면서였다. 그러나 FRB가 이미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금리를 0.5%포인트나 내리기엔 너무 부담스러웠고, 또 향후 사용할 정책수단도 남겨둔다는 뜻에서 0.25%포인트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욕 증시는 단기 경기전망이 여전히 밝지 못한 편이고, 금리 인하폭도 크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에 하락세였다. 주초 급락에 대한 반발 매수와 FRB 회의 결과에 대한 기대로 오후장 중반까지 꾸준히 올랐으나 FRB의 인하폭 발표 후 급락해 1%안팎의 하락률로 장을 마쳤다.

금리가 또 인하됨으로써 주택시장의 활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5월의 신규 주택판매는 기록을 갱신했다. 전달보다 12.5% 늘어난 1백15만7천가구를 기록했다. 지난주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주택저당대출) 금리가 평균 연 5.21%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데 힘입은 것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사진설명>
뉴욕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25일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다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날 금리 인하폭이 예상보다 작자 뉴욕증시는 다소 하락했다. [뉴욕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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