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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신·냉소로 민주주의 위기 … SNS 활용한 시민 정치교육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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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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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 교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지만 개선의 여지도 없어 보입니다.”(진시원 부산대 사회교육과 교수)

한국정치학회 학술회의
“학생 때부터 교육 제도화 … 참여하는 시민 만들어야”

 “정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이 문제입니다. 정치 발전을 위해 정치 교육이 필수적입니다.”(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5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국정치학회 연례학술회의에 모인 정치학자들은 한목소리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했다. 이들이 꺼낸 대안은 ‘시민 정치 교육’이다. 참석자들은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가 비합리적인 방향으로 움직인다”며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의 필요성과 방법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자는 학교에서 정치 교육이 소외되고 있는 현상을 지적했다. 한정훈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학에서 정치학 전공의 위기설이 나오고 학과가 통폐합되기도 했다. 고교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정치 교육 소외현상을 무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상호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중등 사회과목에서 정치에 관한 내용은 15% 미만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한국 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는 투표율 하락과 시민단체 참여 쇠퇴로 이어진다. 민주주의의 기반을 다지는 정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안은 시민 정치 교육을 제도화하자는 의견으로 모였다. 차재권 교수는 “한국은 민주주의보다 권위주의를 경험한 기간이 길고 선진 국가에 비해 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시민 정치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며 “정치 교육을 책임지고 담당하는 전담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특히 “일반 시민에게는 팟캐스트, 페이스북 등의 교육 효과가 높다”며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시민 정치 교육을 제안했다. 진시원 교수는 “초·중·고교와 대학 등에서 정치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치교육진흥법(가칭)을 제정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토론에서 이연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정치학이 시민을 길러내는 데 게을렀다. 시민정치 패러다임으로 가는 데 정치학이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경 중앙일보 논설주간은 “정부와 정당의 실패는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선진국은 시민의 문제 해결 능력으로 대처하고 있다. 우리도 시민 교육을 통해 공동체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는 시민을 만들어야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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