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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증시 체크리스트 3…대차 잔고·대형주·배당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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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내 증시는 올해도 박스권을 맴돌았다. 상반기엔 상승세였지만 7월 이후 중국 증시 급락, 조선 3사의 대규모 영업적자 등으로 출렁였다. 남은 한 달도 반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변수 때문이다. 전문가는 이런 때일수록 연말이란 계절적 특성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는 종목을 고르려는 틈새 전략이다.

지난달에 비해 주가하락 폭 크고
시총 대비 잔고비율 높은 곳 주목

연기금 12월 코스피 순매수 많아
대형주 매수 비율이 90% 넘어

코스피 예상 배당수익률 1.45%
기업들 적극적 … 7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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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엔 대차 잔고에 주목해야 한다. 대차 거래는 증권사 등이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행위다. 이때 빌려가고 갚지 않은 주식금액이 대차 잔고다. 연말엔 일반적으로 대차 잔고가 줄어든다. 주주총회 의결권이 주식을 빌린 투자자에게 넘어갈 것을 우려해 주식을 빌려준 회사가 상환을 요구해서다. 투자자도 상환하려 한다. 주식을 돌려주지 않으면 연말에 받는 배당금을 추가비용을 들여 대여자에게 줘야 한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대차잔액은 12월에만 6조9000억~12조5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대차 잔고가 줄어들면 ‘숏 커버링’ 효과가 생긴다. 전문가는 이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숏커버링이란 투자자가 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행위다. 일반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 대차거래는 주로 공매도 목적으로 이용된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거라 보고 주식을 빌려 판 다음 하락한 가격에 다시 사서 차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이다. 따라서 공매도 투자자가 차익을 챙기려 주식을 사면 주가가 오를 확률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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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까지 대차잔액 비중이 크거나 연초에 비해 증가폭이 큰 종목이 12월 성과가 우수했다”며 “지난 10년간 절대 수익을 내거나 최소한 시장 수익률을 넘었다”고 분석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2010년 이후 12월 대차잔고는 중순 이후 감소세가 가팔랐다” 며 “지난달과 비교해 주가 하락폭이 크고,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높은 곳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대차거래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것일 수 있어 주가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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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힘을 쓰지 못한 대형주도 연말엔 다시 봐야 한다. 그 배경엔 연기금이 있다. 류 연구원은 “연기금은 2000년 이후 두 차례를 제외하곤 12월에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했다”며 “12월 연기금 순매수 금액에서 대형주 비율은 90.0%를 넘어 전체 평균(86.9%)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가 회복하면 국내 증시엔 호재다. 실제로 3분기 이후 하락하던 국내 증시의 예상 순이익은 11월부터 소폭 상승하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에 따라 올해 이익 증가율은 두 자릿수도 가능하다”며 “이로 인해 시장의 관심이 대형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의 투자 성향은 변수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인해 외국인 매수가 제한적이라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봤다.

 배당도 챙겨봐야 할 요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1.45%다. 세계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한 2008년(1.49%)을 제외하면 지난 10년 중 최고치다. 기업소득환류세제 등으로 기업이 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선 때문이다. 특히 업계 맏형인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입하면서 배당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졌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으로 꼽힌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시장의 최고 예상치인 주당 3만원을 연말에 배당한다면 코스피200의 배당 수익률은 1.56%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배당 수익률보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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