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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5조 들여 유료 방송 판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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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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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M&A)한 뒤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 이런 투자를 통해 7조5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와 4만8000여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미디어 산업 심각한 위기
서비스 중심 질적 경쟁 나설 것”

SK텔레콤은 2일 오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기대효과 및 청사진’을 발표했다. 지난달 2일 CJ헬로비전을 인수키로 결정한 이후 한 달만에 처음으로 구체적 비전을 밝힌 것이다.

 SK텔레콤은 국내 미디어 산업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유튜브·넷플릭스·훌루 같은 ‘글로벌 OTT(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이 국경 없는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정작 국내에선 가입자 유치라는 구시대적 경쟁을 계속하면서 수익성과 투자여력 약화라는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형희 SK텔레콤 부사장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는 것은 통신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디어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면서 전체 통신방송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질적 서비스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지 않으면 해외 글로벌 미디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은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SK텔레콤도 합병 법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고객지향적 플랫폼이나 뽀로로 같은 콘텐트 개발 등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SK브로드밴드가 뽀로로 개발에 앞장섰다는 점을 설명한 후 애니메이션 등 콘텐트 투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플랫폼 사업자가 차별화되기 위해선 콘텐트가 핵심”이라며 “문화·콘텐트 산업을 키우고 콘텐트 소비를 늘려 관련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법인은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및 주문형비디오(VOD) 등 다양한 콘텐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통합 홈 서비스’도 구축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 법인의 3대 핵심가치로 융합·혁신·공생을 설정했다. 통신과 미디어의 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SK텔레콤의 계획에 대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자료를 내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SK텔레콤이 이번 M&A의 가장 큰 의미라고 강조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대해 이들은 “케이블과 이동통신은 전형적인 내수 산업”이라며 “국내시장 가입자를 추가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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