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부작용 말해야 하나?'…의사-환자 의견차 극명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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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중 약물 부작용을 알리는 문제에 대해 암환자 및 가족과 암전문의간 의견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병원 박종혁 교수는 2012년부터 국내 13개 의료기관 암환자 및 가족 725쌍, 암전문의 134명을 대상으로 ‘의사가 암 치료 중 약물 부작용을 어느 수준까지 환자에게 알리는 게 좋을지’를 각각 물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치료약물의 부작용이 경미한 경우 83.7%가, 부작용이 심각한 경우 87%가 본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답했다.

증상조절약물의 경우에도 비슷했다. 증상조절약물의 경미한 부작용에 대해선 82.1%가, 심각한 부작용은 86.3%가 각각 본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환자의 가족 역시 같은 질문에 대해 75.9%~81.5%까지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암전문의의 생각은 달랐다. 치료약물 부작용이 경미한 경우엔 23.9%만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답했다. 심각한 경우에도 이 비율은 70.2%에 그쳤다. 증상조절약물에서는 각각 20.2%, 60.5%였다.

약물 부작용을 알리는 방법에 있어서도 환자·보호자와 의료진은 의견차이가 컸다. 환자 측은 ‘100명 중 10명’과 같이 정확하고 구체적인 수치로 알리는 것을 선호한 반면, 암전문의는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가능성만 알리는 것을 원했다.

또한 의사는 책자·영상과 같은 교육 자료(73.1%)를 통해 알리거나 설명간호사(85.1%)를 통해 알리는 방법을 선호했다.

반면 환자는 교육 자료를 통한 방법은 41.8%, 설명간호사를 통한 방법에 대해선 51.3%만 만족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신동욱 교수는 “환자·가족이 교육 자료나 설명간호사의 설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은 본인의 상태를 잘 아는 담당의사와의 쌍방향 의사소통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단, 이러한 결과가 의사가 모든 부작용을 기계적으로 자세히 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며 “이번 연구에서도 암전문의 39%만이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답했지만, 대다수의 환자와 보호자들은 이 설명에 만족했다고 답했다” 고 말했다.

박종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치료 약물 부작용을 알리는 문제를 두고 의사결정 주체 간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며 “환자와 가족이 적정 수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부작용 설명을 위한 충분한 진료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정신 종양학(psycho-oncology)誌’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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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n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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