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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해군작전헬기 '와일드캣' 자동 비행장치 문제 발생… 내년 전력화 계획 차질

중앙일보

입력

 
최근 영국에서 실시한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에 대한 우리 군의 작전요구성능 수락검사(무기 인수전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검사)에서 자동 비행장치 등에 문제가 발견됐다고 방사청이 1일 밝혔다.

김시철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방사청은 규정 및 계약서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수락검사를 개시했다”며 “해당 수락검사의 사전 준비를 위해 지난 11월 7일부터 국내 수락검사팀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무기도입 과정에서는 대체로 세차례 수락검사가 진행되는 데 생산 업체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공장 수락검사와 구매자측이 참가한 가운데 이뤄지는 현장수락검사, 무기를 인도받은 뒤 실시하는 최종 기지수락검사로 구분된다.

이번에 이뤄지는 것은 장비를 인도받기 전에 우리 군의 요구성능에 부합하는 지를 생산 업체에서 먼저 확인해 보는 공장 수락검사에 해당한다.

김 대변인은 “(1차 검사에는 속하는) 업체주관 공장 수락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동 비행장치 등에 미비점이 발견되었고 이를 수정 보완하기 위해서는 4내지 6주가 소요된다”며 “방사청은 계약서에 따라서 업체에서 미비점이 수정 보완되면 공장 수락검사를 재개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국내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와일드캣은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으로 북한의 잠수함 위협이 커지자, 우리 해군이 대응책 차원에서 마련한 신형 해상작전헬기 도입사업이다.

대잠수함 작전과 해상 특수전 능력 등을 갖춘 헬기로 영국의 와일드캣과 미국의 시호크가 접전을 펼친 끝에 우리 군은 와일드캣을 최종 선택했다. 선택 이유에 대해 군 당국은 “와일드캣은 시속 260km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고 최고 성능의 레이더로 먼 거리에 있는 적 잠수함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내년까지 5800억원을 들여 와일드캣 8대를 도입하기로 한 상황이다. 하지만 와일드캣 도입과 관련해 가짜 시험비행까지 해가며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고위 군 관계자 8명이 이미 구속기소됐다. 그런데다 이번에 실시한 현지 수락검사에서도 와일드캣의 자동 비행장치 등에 문제가 발생했다. 익명을 원한 군 관계자는 “내년까지 와일드캣을 전력화하겠다는 우리 군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졌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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