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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유도 경량급 간판 김원진, 제주 그랑프리 3연패 달성

중앙일보

입력

 
세계 랭킹 1위다웠다. 한국 유도 경량급 간판 김원진(23·양주시청)이 제주 그랑프리 3연패를 이뤘다.

김원진은 26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60㎏급 결승에서 맞수 간바트 볼드바타르(몽골·세계랭킹 2위)를 맞아 먼저 절반을 내준 뒤 허리후리기 감아치기로 절반을 따내 동률을 이뤘다. 이후 간바트가 지도 2개를 연속으로 받아 김원진의 우세승이 확정됐다. 2013년과 지난해 같은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김원진은 대회 3연패를 이루며 동급 최강 경기력을 입증했다.

정상으로 가는 행보는 거침 없었다. 32강전과 16강전에서 누누 카르발류(포르투갈)와 사하바트 가지예프(러시아)를 제압했다. 8강에서는 하비에르 구에데스(베네수엘라)를, 4강에서는 뱅상 리마레(프랑스)를 각각 꺾었다.

김원진은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35) 유도대표팀 코치의 뒤를 잇는 경량급 강자다. 지난해 도쿄 그랜드슬램에서 정상에 오르며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지난 5월 아시아선수권과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잇달아 우승했다. 지난 8월 아스타나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로 주춤했지만 꾸준히 랭킹포인트를 끌어올린 덕분에 지난달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국내 선수 중 같은 체급에 적수가 없어 리우 올림픽 본선 출전이 유력하다.

근래 남자 유도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을 김원진이 이끌고 있다. 김재범(30)·왕기춘(27·이상 81㎏급)의 뒤를 이을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 자리를 놓고 안창림(21·73㎏), 안바울(21·66㎏), 곽동한(23·90㎏) 등과 경쟁 중이다. 201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세계선수권에서 노골드에 그친 남자 유도대표팀은 김원진을 비롯한 젊은피를 수혈하며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2개(곽동한·안바울), 동메달 2개(김원진·안창림)를 따냈다.

김원진을 세계랭킹 1위에 올린 원동력은 '하이브리드 유도'다. 체력과 잔기술 위주로 경기하던 김원진은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 코치를 만나 큰 기술에도 강점을 가진 선수로 진화했다. 현역 시절 김원진과 한방을 쓰며 특유의 승부욕과 끈기를 눈여겨 본 최 코치는 지난 2012년 대표팀 코치로 부임한 이후 일대일 특별 과외를 통해 후배 겸 제자를 월드클래스 강자로 키웠다. 현역 시절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비롯해 세밀한 손기술까지 자신의 노하우를 빠짐 없이 전수했다.

경기 후 김원진은 "'제2의 최민호'라는 별명을 들을 때마다 영광스럽다. 코치님께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면서 "준비를 더 잘해서 다음주에 열리는 도쿄 그랜드슬램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57㎏급 김잔디(양주시청)도 결승에서 네코다 데이비스(영국)에 유효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제주=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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