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차량 화재 40.6%는 겨울철에 발생

중앙일보

입력

운전자 장모(38)씨는 지난 1월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출근길 자동차를 몰고 도로를 달리던 중이었다. 갑자기 뒷차가 경고등을 켜며 따라오더니 "차 밑에서 불꽃이 보인다"고 소리쳤다. 비상 깜박이를 켜고 갓길에 차를 주차한 뒤 살펴본 결과 차 밑에서 불꽃과 함께 검은 연기가 올라왔다.

여름보다 겨울철에 차량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소방본부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4년간 인천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775건을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차량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은 1월(82건·10.6%)과 3월(74건·9.5%)이었다. 특히 겨울철(11~3월)에만 전체 차량 화재의 40.6%인 312건의 불이 났다.

최훈호 인천소방본부 화재조사팀장은 "겨울철 추운 날씨에 히터를 장시간 틀어놓거나 빨리 온도를 높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과열로 인해 화재 발생 비율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차량 종류별로는 전체 차량 화재의 41.4%가 승용차(321건) 화재였다. 이어 화물차(235건, 30.3%), 버스(53건, 6.8%) 순이었다. 1월에 발생한 차량 화재의 절반가량도 승용차 화재였다.

차량 화재 사고는 대부분 도로에서 발생했다. 일반도로가 396건(51%)으로 가장 많았고 주차장(124건, 16%)과 고속도로(114건, 14.7%)가 뒤를 이었다. 화재 원인으로는 기계(260건)·전기(190건)적 요인이 58%나 차지했다.

최 팀장은 "겨울철은 날씨가 건조해 주유 중 정전기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주기적으로 차량을 점검하고 차량 운행 중에는 규정 속도를 지키는 등 주의사항을 지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