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4강전 선발 투수로 이대은(26·지바롯데 마린스)이 낙점됐다. 일본 대표팀 선발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파이터스)와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김인식 프리미어 12 대표팀 감독은 18일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팀 훈련에 앞서 이대은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김 감독은 "나올 차례가 됐고, 오래 쉬어 구위도 괜찮다"며 "이대은이 올해 일본에서 뛰었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을 잘 안다. 물론 일본 타자들도 이대은을 잘 알 것이다. (전력피칭으로) 60개 정도 던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훈련을 치른 선수들의 표정에는 피곤함이 묻어났다. 지난 16일 쿠바와의 8강전을 치른 대표팀은 이날 새벽 4시30분에 모여 대만에서 일본으로 이동했다. 제대로 쉴 틈이 없었지만 선발 등판을 앞둔 이대은은 밝은 표정으로 가장 늦게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훈련을 이어갔다. 그는 "비행기를 타는 게 힘들었지만 틈틈이 쉬어서 괜찮다.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죽기살기로 던지겠다"고 말했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에 입단한 이대은은 9승 9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오타니와는 지난 8월 18일 한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이대은은 지난 6월 24일 니혼햄전 이후 12경기(26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퍼시픽리그에서 5번째로 빠른 공(시속 155㎞)을 던지며 9승2패로 다승 공동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4와3분의2이닝 동안 6실점(1자책점)하며 무너졌다. 6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오타니에게 완패했다. 이후 이대은은 7연패에 빠졌다. 이대은의 파워는 일본에서도 톱클래스 수준이지만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이 들쭉날쭉한 편이다. 구위가 좋을 땐 문제 없지만 스피드가 떨어지면 얻어맞았다. 김 감독은 이대은을 12일 베네수엘라전(5이닝 2실점 승리) 이후 6일 동안 쉬도록 했다. 김 감독은 "이대은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맞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은은 지난 9월 1일 도쿄돔에서 열린 니혼햄전에 나와 3과3분의2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대은은 "그 경기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웃으며 "타자들이 오타니를 충분히 공략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올 시즌 가장 좋았을 때만큼 컨디션이 올라왔다. 도쿄돔에선 타구가 잘 날아가기 때문에 낮게 제구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