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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세계ㆍ두산 시내 면세점 선정…SKㆍ롯데월드타워 탈락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신세계와 두산이 신승하고, SK네트웍스(워커힐)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탈락했다. 관세청이 14일 오후 7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3곳을 선정해 발표한 결과다.

3곳의 기존 사업권별로는 호텔롯데 소공 본점의 사업권은 유지하고, 호텔롯데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은 (주)두산이 가져갔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사업권은 신세계의 면세점 법인인 신세계DF로 넘어갔다.

이번 입찰의 심사 기준은 총 1000점 만점으로 ▶보세구역 관리 역량 300점 ▶경영능력 250점 ▶그 외(관광인프라 등) 450점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7월 신규 시내 면세점 입찰 때와만 비교하면 보세구역 관리 역량 점수는 50점 오르고, 경영 능력 점수는 50점 줄었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탈락에 대해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그동안 쌓인 보세구역과 최첨단 관리 기법, 30년 면세사업 경험이 있는 롯데가 보세 관리 역량이나 경영 능력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롯데의 탈락을 두고 정부가 ‘일본 기업’ 논란이 있는 롯데에게 기존 사업권 두 개를 다 줄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기본적으로 세금을 면제해 준다는 점에서 특혜산업으로 볼 수 있다”며 “사업자의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국민 감정이고, 이를 정부에서 감안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직후 롯데면세점은 "아쉽지만 결과를 수용한다"며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나머지 면세점을 더욱 더 잘 운용해 세계 1위의 면세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절차탁마의 계기로 삼겠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신세계는 지난 7월 석패를 딛고 '재수' 끝에 추가 면세점 카드를 획득했다. 신세계 내부에서는 이번 입찰에 대해 신중한 입장도 있었지만 결국 신세계 백화점 본점 신관을 면세점으로 내놓고 주변 남대문 상권과의 상생 프로젝트를 제시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에서 신세계 그룹의 유통산업 역량과 면세사업 운영능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해준 것 같다"며 "대규모 투자로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고 일자리도 많이 늘려 국민경제로 기여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 탈락의 주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그동안 매출 규모가 작아 전체 면세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에너지·통신 전문 기업으로 안정적 수입이 있는데다 면세점 사업이 주력이 아니라는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부산 시내면세점에서는 패션 중견기업 형지가 도전장을 냈으나 신세계조선호텔이 보유하고 있던 부산 신세계면세점 사업권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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