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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시내 면세점 심사 돌입…'신동주 변수'에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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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사진=중앙일보]

서울 시내 면세점의 심사가 오늘부터 시작됐다. 관세청은 13~14일 양일간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서울과 부산의 시내면세점 사업자 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은 기존에 서울 시내에서 운영되던 롯데면세점 소공본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등 3장의 면허와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부산 신세계면세점 1곳 등 총 4곳의 시내 면세점 티켓을 놓고 공개경쟁이 진행됐다. 업체들은 14일 중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심사위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된다. 서울 시내 면세점에는 롯데·SK네트웍스·두산·신세계 등 4곳이, 부산 시내 면세점에는 신세계·패션그룹 형지 등 2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의 관심은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 사업권 수성 여부다. 본격적인 이번 면세점 경쟁 레이스가 시작된 8~9월만 하더라도 롯데면세점의 수성은 업계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었다. 하지만 지난달 8일 신동빈(60) 롯데 회장의 형 신동주(61)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법정대응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신동빈 회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롯데면세점을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로 키우겠다”는 말에 설득력이 실렸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롯데의 수성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번 사업권에 뛰어들지 않는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시중에서 떠도는 ‘면세점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이번 심사에서 롯데 월드타워점이 탈락을 하고 타 업체가 선정이 되는 시나리오다. 이후 1년 정도 잠실 면세점 공간을 백화점 등으로 사용했다가 코엑스에 있는 롯데면세점 면허를 월드타워로 옮기는 전략이다. 그는 “롯데 입장에서는 적자 상태인 코엑스점을 옮기면 궁극적으로 롯데에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동주 전 부회장 변수는 이번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심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12일 일본 도쿄 페닌슐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대표 등 신 회장 측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원색 비난하기도 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확실한 재뿌리기’ 효과인 셈이다.

하지만 롯데가 이번 사업권 2장을 모두 따낼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시내 면세점 관련 여론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만 부각됐지 기존 면세점 업계에서 제기되던 롯데의 독과점 논란과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교통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면서 “신규 경쟁자로 뛰어든 사업자들이 ‘꼭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국민을 납득시키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채점 기준을 봐도 결코 롯데에 불리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내 면세점 입찰 심사는 총 1000점 만점으로 ▶보세구역 관리 역량 300점 ▶경영능력 250점 ▶그 외(관광인프라 등 ) 450점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7월 발표한 시내 면세점 심사 때에는 ▶보세구역 관리 역량 250점 ▶경영능력 300점 ▶그 외 450점 등이었다. 그동안 세계 톱 수준으로 꼽히던 롯데면세점의 보세 물류 역량은 물론, 최근 신동빈 회장이 직접 발표한 인천 보세창고의 수준을 감안하면 롯데의 점수가 낮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사업자 선정 결과는 14일 오후 7시 발표된다. 롯데그룹은 발표 결과가 나오는 직후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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