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4% 성장 어려울 수도" 정부 경기전망도 어두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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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기가 계속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 연간 4%대 성장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처음 내놓았다. 앞으로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여서, 정부의 추가 경기대책 마련 여부가 주목된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KBS 라디오에 출연, "1분기 성장률이 3.7%에 머물렀고 2분기엔 더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상반기 성장률은 3%대 초반에 머무를 것"이라며 "연간 성장률도 4%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金부총리는 또 이날 CBS 라디오에서도 "2분기 성장률이 3%대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7일 국회에서 "2분기 성장률이 3%대에도 미달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정부나 한국은행 모두 2분기 성장률이 2%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경제운용 목표로 잡은 연간 4%대 성장을 이루려면 하반기에 5%대 성장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최근 씨티그룹이 한국의 하반기 성장률을 1%대로 예상하는 등 하반기 경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는 곳도 있는 실정이다.

金부총리가 이날 연간 4%대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도 정부의 하반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추경예산 처리를 서두르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비가 와야 해갈이 풀리는 천수답(天水畓)처럼 선진국 경기의 회복에만 목을 매고 있는 모습이다.

金부총리는 이날 "하반기 들어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정부의 재정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제가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정부는 4%대 성장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금융 불안을 해소하고 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한편 각종 규제개혁을 피부에 와닿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인세 인하 문제는 재정형편이 어려운 만큼 감면 축소, 탈루소득 방지 등을 통해 대체 재원을 만들면서 중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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