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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동주차·HUD·내장앱… 운전자 30% "전혀 안 쓴다"

중앙일보

입력

자동 주차,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내장 애플리케이션…

자동차 업계가 수십억~수백억 원을 들여 개발했다고 홍보하는 첨단 정보기술(IT) 기능 상당수는 막상 운전자가 쓰지않는 ‘무용지물’이란 설문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JD 파워가 자동차를 산 지 90일이 지난 4200명의 운전자를 설문한 ‘2015 운전자 상호 차량 체험’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자의 20%가 자동차에 탑재한 최신 IT 기능 33개 중 16개를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최신 기술인 ‘컨시어지’(차 안에서 터치 스크린으로 인터넷 쇼핑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서비스는 43%가 “전혀 안 쓴다”고 답했다.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기술인 자동 주차 시스템(35%), 헤드 업 디스플레이(운전자 앞유리 위 가상 화면으로 속도·내비게이션 등 정보 전달ㆍ33%), 내장 앱(32%)도 무용지물인 신기술에 포함됐다.

20~30대 응답자의 23%는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같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해 “신차에 탑재하길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6월 닐슨코리아가 1만4000명의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43%가 “음성 명령, 스마트폰 연동 같은 인포테인먼트 기술이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너무 앞서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JD 파워는 “많은 운전자가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하길 원한다”며 “자동차 메이커들이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기술 투자에 수십억 원을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신 IT 기술이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사고시 보험사 수리비를 높이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소비자들은 주행성능과 안전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차량상태 진단 기능이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앞차와 거리·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기능), 사각지대 경고·탐지 기능이 여기 포함됐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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