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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北 김정은 '너구리눈 마스카라' 질책 후 화장품 개발 박차…개성인삼 살결물 등 출시

중앙일보

입력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산) 마스카라는 하품만 해도 ‘너구리눈’이 된다”고 지적한지 약 9개월. 북한 대외 선전 웹사이트 조선의 오늘이 5일 “세계적 수준의 화장품을’이라는 글을 싣고 북한산 화장품의 질적 개선을 자화자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평양화장품공장을 찾아 “외국의 아이라이너·마스카라는 물 속에 들어갔다가 나와도 그대로 유지되는데 국내에서 생산된 것은 하품만 하더라도 ‘너구리 눈’이 된다”고 질책한 바 있다. 그러면서 북한산 ‘은하수’ 상표를 단 화장품의 질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랑콤·샤넬 등 외국 브랜드까지 거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5월엔 줄기세포를 활용한 화장품을 개발했다거나, 다시마·소나무 같은 천연재료를 이용한 화장품이 개발 중이라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조선신보는 “평양화장품공장에서는 천연적이고 저자극이면서 기능적인 화장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국가과학원 생물공학분원과 경공업과학분원·한덕수평양경공업종합대학의 과학자·교원·연구사들이 이 사업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너구리 눈’ 발언 후 화장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 모양새다. 특히 당시 북한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화장품을 개발했다며 노화방지·피부습윤·미백 등의 효과를 낸다고 주장했다. ‘민족성’과 ‘국제화’를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기조에 맞춰 ‘개성 고려인삼’ 추출물을 넣은 살결물(스킨로션)이나 소나무 잎에서 추출한 향기를 넣은 물크림(로션) 등을 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북한은 스킨로션은 ‘살결물’, 로션은 ‘물크림’, 파운데이션은 ‘분크림’ 등으로 부른다.

이렇게 ‘화장품 총력전’을 펼치는 중인 북한은 지난달 26~30일엔 평양에서 전국인민소비품전시회를 열고 평양화장품공장·신의주화장품공장에서 출시한 80여종의 화장품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주장했다. 조선의오늘은 5일 “우리 화장품 공업의 목표와 전진속도가 또 달라졌다”며 “상표들이 특색있고 대번에 눈길 끄는 새 상품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 웹사이트는 자연건조로 만든 기능성 화장비누 등을 대표적 인기상품으로 소개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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