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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와이파이 발전 어디까지 왔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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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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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최근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 요금이 많이 나와 부모님께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꼭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와이파이를 이용하라”고 그러시더군요. 와이파이는 무엇이고 와이파이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 지 궁금합니다.

와이파이존 전 세계 1억 곳 … 2018년엔 3억 곳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하고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는 데이터 사용량이 걱정이죠. 인터넷을 많이 할수록 돈을 더 많이 내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그래서 따로 돈을 내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를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와이파이는 데이터 사용량 걱정없이 인터넷을 사용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할까요?

 와이파이는 ‘와이어리스 피델리티(Wireless Fidelity)’의 줄임말로 영어로는 영어로 ‘Wi-Fi’라고 씁니다. 원음을 충실하게 전해주는 오디오 기기를 ‘하이파이(Hi-Fi·High Fidelity)라고 하는데, 와이파이를 이처럼 해석하자면 ‘충실(Fidelity)한 무선(Wireless) 통신 서비스’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와이파이는 일정 범위 안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무선통신 기술입니다. 이는 선 없이 컴퓨터를 네트워크에 연결하려는 개발자들의 도전에서 시작됐어요.

가정용 AP는 반경 20~30m 이내

 1990년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고, 1997년 누구나 쉽게 무선통신을 쓸 수 있는 ‘표준’으로 와이파이를 만들었어요. 덕분에 지금은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이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게임기·프린터·TV 등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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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어디서나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와이파이를 이용하려면 주변에 무선공유기(AP)가 있어야해요. 보통 가정용 AP는 반경 20~30m 이내, 기업용 AP는 100~200m 이내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AP가 설치된 곳을 ‘와이파이존’이라고 합니다.

 와이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거죠. 휴대전화 요금처럼 데이터를 많이 쓴다고 해서 돈을 더 받거나 하지도 않아요. 그러나 엄밀히 말해 공짜는 아니에요. 이미 인터넷 또는 휴대전화 서비스에 가입한 유료 고객에 한해 제공되는 부가서비스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에서 무료 ‘와이파이존’을 만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리 많지 않아요. 와이파이의 또 다른 장점은 데이터를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에요. 포털 등에 있는 각종 장편 동영상을 무리 없이 볼 수 있어요. 물론 97년 처음 개발했을 때에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1초에 2Mb 정도를 보내는 수준이었어요. 사진 파일 하나를 보내는 데 몇분이 걸리기도 했죠. 하지만 99년엔 초당 11Mb, 2009년엔 초당 600Mb, 최근엔 초당 최고 7Gb까지 데이터 전송속도가 계속 빨라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와이파이망 제공업체 아이패스에 따르면 공공 와이파이존과 기차·쇼핑몰·레스토랑·카페·호텔 등에 설치된 전 세계 와이파이존의 수는 2013년 2654만 곳에서 올해 9853만 곳, 2018년 3억4085만 곳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인구 150명당 한 곳이던 와이파이존은 2018년 20명당 한 곳으로 이용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최근엔 초당 최고 7Gb까지 데이터 전송

 이처럼 와이파이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의 생활패턴에도 변화가 올 조짐이 보입니다. 미국의 ‘스크래치 와이어리스’에서는 최근 와이파이 전용폰을 선보였습니다.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쓰는 게 아니라 가까운 와이파이를 이용해 전화·문자·데이터 등을 이용하게 도와줍니다. 애플이 내놓은 ‘와이파이 콜링’은 우선적으로 와이파이를 사용하되 접속이 안 되는 경우에만 이통사의 통신망를 사용하게 해줍니다. 그만큼 통신료를 아낄 수 있겠지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라이언 넛슨 기자는 아예 한 달간 와이파이로만 생활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어요.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에서 직장 동료들에게 e메일을 보내고 메신저로 연락을 했어요. 전화통화가 꼭 필요할 때는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이용했지요. 그는 뉴욕에서 텍사스까지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넛슨 기자는 “하루 동선을 미리 짜서 움직이고 만일을 대비해 함께 있는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줘야 했다”며 “그러나 이통 서비스 없이 와이파이만으로도 생활하는 일상은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와이파이는 비단 통신만이 아니라 다양한 복합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실내 위치추적 서비스이지요. 내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위치추적’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그간 쓸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실내에 설치한 와이파이망을 통해 위치 파악이 가능해졌답니다. 이를 기반으로 매장의 위치와 다양한 할인·쿠폰 정보를 알려주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어요.

 구글이 전 세계 오지 주민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룬’도 와이파이를 활용한 것이랍니다. AP를 실은 거대한 헬륨 풍선을 오지의 상공에 쏘아올리면 인근 지역 주민들은 헬륨 풍선에서 제공하는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개인 정보 유출, 해킹 발생 우려도

 그렇다고 와이파이가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휴대전화로 이용하는 3G·LTE 같은 이동통신망은 말 그대로 이동통신이라 자동차·기차를 타고서도 즐길 수 있지만, 와이파이는 AP의 범위를 벗어나면 신호가 끊어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어요. 또 하나의 AP에 여러 기기가 동시에 접속하는 특성 때문에 개인 정보 유출이나 해킹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같은 와이파이망을 이용하고 있는 누군가가 틴틴 여러분의 각종 스마트 기기를 들여다보고, 여러분의 비밀 정보를 빼갈 수 있다는 얘기에요. 또 같은 AP를 통해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이지면 인터넷이 느려지거나 아예 연결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집이나 매장에서 쓰는 와이파이에는 남이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비밀번호를 걸어 놓는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방송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슈퍼 와이파이’서비스도 나올 거에요. 슈퍼 와이파이는 사용 범위가 반경 1㎞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또 사용자가 늘면 속도가 느려지거나 AP에서 벗어나면 서비스가 끊기는 현상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이동통신 관련 서비스를 무선 인터넷으로 해결하는 이른바 ‘와이파이 에브리웨어’ 시대가 열리게 될겁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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