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병식도 관광 상품” 북, 외화벌이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지난달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엔 금발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리를 지어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인 람세이 커는 당시 상황을 해당 여행사 게시판에 영어로 이렇게 적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열병식을 볼 예정이기에 시작 시간을 포함해 모든 것은 극비에 부쳐졌다. 처음엔 이해했지만 길에서의 대기 시간이 6시간을 넘어가자 참기 어려웠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우리가 있는 곳은 북한이니까.”

작년 관광수입 500억원 전망도

 김 위원장의 북한이 외화벌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달의 열병식은 물론, 서핑까지 관광 사업의 종목도 다각화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관광사업으로 벌어들인 외화가 4000만 달러에 달한다는 자료도 나왔다. 개성공단을 통해 거둬들이는 한 해 평균 수입인 8600만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윤인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은 1일 발표한 논문 ‘김정은 시대 북한의 관광산업 평가 및 전망’에서 지난해 북한의 관광수입이 최소 3069만달러(약 350억원)에서 최대 4362만달러(약 49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윤 연구원은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이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대외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북한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약 10만여명 수준. 중국인이 9만500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러시아는 물론 영국 등 서구지역 관광객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북한은 국가관광총국을 중심으로 기존의 평양 중심 관광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9월 함경남도 마전해수욕장에서 서핑 강습·체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중국·독일 등에서 온 관광객 4명이 참가했다. 김 위원장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는 프로그램도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